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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운동 31세 당 대표는 허수아비, 42세 IT 기업가가 실세?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는 최연소 총리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디마이오 대표와 함께 창당을 주도한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 당의 숨은 실세로 주목받는 IT 사업가 다비데 카살레조가 당 로고를 들어보이고 있다(왼쪽부터).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는 최연소 총리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디마이오 대표와 함께 창당을 주도한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 당의 숨은 실세로 주목받는 IT 사업가 다비데 카살레조가 당 로고를 들어보이고 있다(왼쪽부터).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에서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이 득표율 32.22%를 기록하며 이탈리아 최대 정당으로 도약했다. 변방의 시민운동이나 다름없던 오성운동은 창당 9년 만에 정치무대 중앙을 차지하게 됐다.
 
오성운동은 2009년 코미디언 출신인 베페 그릴로와 인터넷 기업가였던 잔로베르토 카살레조가 공동으로 창설했다. 이들은 정치 기득권의 부패 척결, 인터넷을 통한 직접 민주주의 구현을 기치로 내걸었다.
 
2013년 총선 데뷔부터 오성운동은 돌풍을 일으켰다. 기성 정치권 심판을 원하는 대중이 표를 몰아주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25%의 득표율로 제1야당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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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지방선거에선 수도 로마와 이탈리아 제4의 도시 토리노에서 시장을 당선시켰다. 이번 총선 결과 어느 진영도 단독정부를 꾸리는 데 필요한 득표율 40%를 획득하지 못해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현실화되면서 당분간 이탈리아는 정정 불안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대 정당 오성운동이 정부 구성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성운동 내 인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오성운동의 대표는 31세의 루이지 디마이오. 오성운동 설립자인 그릴로가 일찌감치 차기로 낙점한 ‘젊은 피’다. 그러나 디마이오는 사실상 오성운동의 허수아비이고 실세는 배후에 따로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세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보기술(IT) 기업을 운영하는 다비데 카살레조(42)다. 그릴로와 함께 오성운동을 결성한 잔로베르토 카살레조의 아들이다. 아버지와 달리 현재 그는 당에서 공식 직함이 없다. 언론에 등장하는 일도 거의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8일 그에 대해 “오즈의 마법사 같은 인물”이라며 “이탈리아에서 잠재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의혹은 오성운동의 독특한 시스템에서 비롯됐다. 오성운동은 디지털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루소’라는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한다. ‘루소’는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에서 이름을 따왔다. 선거 땐 ‘루소’를 통해 출마 신청을 받고 당원의 인터넷 투표로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당의 주요 정책 결정도 이를 통해 이뤄진다. 이 시스템을 관리하는 곳은 카살레조의 회사 ‘카살레조 어소시에이트’다. 탈당자와 비평가들은 플랫폼을 관리하는 그가 당의 ‘빅 브러더’가 되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이탈리아 언론에도 카살레조가 ‘루소’를 완전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NYT는 “카살레조가 순응하지 않는 당원을 쫓아내고 당의 방침도 결정한다”는 탈당자들의 말을 전했다. 이들은 또 그가 2016년 아버지가 사망한 뒤 당에 대한 권한을 물려받아 견고한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성운동에 대한 탐사비평서 『실험(L’Esperimento)』의 저자 자포코 이아코보니는 “그가 모든 열쇠를 쥐고 있다”며 “누가 출마하고 하지 않을지도 그가 정한다”고 말했다. 카살레조가 오성운동의 ‘보스’라는 것이다. 카살레조 본인은 “당에 IT를 제공하고 있을 뿐”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당원들도 “그는 정치와 아무 관련 없는 기술자”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카살레조 어소시에이트’의 매출 원천이 음모론과 가짜뉴스로 가득한 웹사이트라는 점에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카살레조가 가짜뉴스로 여론까지 조장하면서 정치 권력의 숨은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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