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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넘는 외국인 선수 못 뛴다고? 거꾸로 가는 한국 프로농구

올 시즌 득점 1위 인삼공사 외국인선수 사이먼은 키 2m3cm다. 키가 2m가 넘어서 다음시즌부터는 국내코트에 설 수 없게됐다. [사진 KBL]

올 시즌 득점 1위 인삼공사 외국인선수 사이먼은 키 2m3cm다. 키가 2m가 넘어서 다음시즌부터는 국내코트에 설 수 없게됐다. [사진 KBL]

 
남자 프로농구는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의 키를 2m 이하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프로농구 관계자들과 농구팬들은 탁상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프로농구연맹 KBL은 지난 5일 “2018~19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신장 기준을 장신 선수는 2m 이하, 단신 선수는 1m86cm 이하로 정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의 경우 장신 선수는 키 제한이 없었고, 단신 선수는 1m93cm 이하였다.  
 
또 다음 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를 드래프트가 아닌 자유선발로 뽑기로 했다. 외국인 선수 신장 상한선을 둔 것은 2008~09시즌 이후 10년 만이다. 이에 따라 키가 2m 이상인 원주DB 로드 벤슨(2m6.7cm)과 안양 KGC인삼공사 데이비드 사이먼(2m3cm) 등 4명의 외국인 선수들은 다음 시즌부터 국내 코트에 설 수 없게 됐다.
 
KBL은 “경기 속도가 빨라져 평균득점이 올라가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기(82) KBL 총재는 “2013~14시즌 평균득점이 73.4점에 그쳤는데, 올 시즌 83.6점까지 올라갔다. 경기속도를 수치화한 페이스(Pace) 수치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사익스는 2016-2017시즌 인삼공사 소속으로 단신인데도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다.[사진 KBL]

사익스는 2016-2017시즌 인삼공사 소속으로 단신인데도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다.[사진 KBL]

지난 2015~16시즌엔 조 잭슨(1m80cm), 2016~17시즌엔 키퍼 사익스(1m78cm) 등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다. 올 시즌 DB의 디온테 버튼(1m96.2cm)은 득점 4위다.
 
이성훈 KBL 사무총장은 “2011~12시즌 자유계약 당시 외국인 선수의 평균신장이 2m7cm였다. 키가 큰 외국인 센터가 인사이드만 공략했다. 재미없는 농구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KBL은 센터를 비롯해 국내선수의 출전 비중을 60%로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원주 DB의 외국인선수 버튼. [사진 KBL]

원주 DB의 외국인선수 버튼. [사진 KBL]

 
하지만 프로농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반발은 거세다. 한 구단 관계자는 “9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의 신장 제한 폐지를 주장했지만 집행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득점 1위 사이먼은 키가 2m를 넘는다는 이유 만으로 홈 팬들과 생이별을 해야한다. 새 외국인 선수를 찾을 때 줄자를 갖고 다니며 농구화를 벗긴 뒤 키를 재야 할 판이다. 연봉 상한선도 2명 합계 70만 달러(7억5000만원)인데, 2m가 안되는 빅맨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구 관계자는 “득점만 올라간다고 재미있는 농구인가. 또 키가 작다고 고득점이 나온다는 보장이 있는가. 신장을 떠나 ‘기술자’가 들어와야 한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대표팀 오세근이 볼 다툼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대표팀 오세근이 볼 다툼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농구대표팀과 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배속된 중국과 뉴질랜드에는 2m 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선수들이 국내 무대에서 단신 외국인 선수만 상대하다보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구는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다. 하지만 2017년 프로농구 시청률은 0.2%까지 추락, 프로배구(0.757%)의 3의1에도 못 미치고 있다. 평균관중은 2000명대로 떨어졌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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