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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중화 부흥'···시작은 국방비 190조

전인대  "기층 인민 강렬한 요구"…11일 통과 확실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됐다. 올 해 전인대는 헌법 개정을 통해 시진핑 1인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개막식에서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 이어 왕천(王晨) 전인대 부위원장겸 비서장이 개헌안 초안을 출석한 2970명의 인민대표들에게 설명했다. 수정 조문의 내용과 현행 헌법 해당 조항을 비교한 조문대조표와 설명자료도 배포됐다. 개정 초안은 곳곳에 시 주석의 정치 이념이나 정책을 삽입하는 등 ‘시진핑 헌법’으로서의 색채를 짙게 드러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종신 집권의 길을 여는 임기제한 철폐는 새로운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현행 조문에서 글자 10자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행 헌법 79조의 세번째 문장 끝에 나오는 ‘연속 재임은 두 차례를 넘을 수 없다(連續任職不得超過兩屆)’는 부분을 없앰으로써 국가주석직 임기에 대한 일체의 제한을 없앤 것이다. 
 
이 조항은 덩샤오핑(鄧小平) 집권기인 1982년에 생겨난 뒤 36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종신집권자로 군림한 마오쩌둥(毛澤東)이 만년에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중국을 일대 혼란에 빠뜨린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컨센서스가 이 조항의 탄생 배경이었다.  
 
이에 대해 왕 부위원장은 “기층(基層)에서의 의견수렴과 토론과정에서 당 간부 및 대중이 일치된 목소리로 관련 규정의 개정을 호소했고,  (지난해 11월의) 19차 당대회 기간에도 대표들의 강렬한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가주석과 달리) 당 총서기와 군사위 주석직책에는 임기제한 규정이 없다”며 “헌법 규정도 이에 맞추는 것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영도를 지키고 국가영도체제의 완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왕 부위원장이 이 설명을 하고 나자 2970명의 대표들이 일제히 박수를 침으로써 11일 이뤄질 표결에서 아무런 장애없이 개헌안이 통과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가장 최근인 2004년 개헌 때에는 찬성 2863표에 반대 10표, 기권 17표였다. 중국 공산당이 결의한 안건이 전인대에서 부결된 전례는 없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개헌 초안은 또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및 3개대표론, 과학발전관과 함께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서문에 명기했다. 시 주석이 내건 정치 노선이자 목표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도 서문에 두차례 인용됐고, 시 주석이 제시한 ‘인류운명공동체’란 용어도 새로이 헌법에 등장했다. 
 
이밖에 ‘사회주의는 중국의 근본 제도다’란 헌법 1조 첫문장 바로 뒤에 ‘중국 공산당의 영도는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 특징이다’는 문장을 새로 추가함으로써 공산당의 지도와 통제의 정당성을 더욱 강화했다.  
 
이와 함께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제창한 ‘과학적 발전관’이 국가 지도이념으로 명기됐다. 또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춘 후 전 주석의 정치철학을 상징하는 단어인 ‘허셰(和諧ㆍ조화란 뜻)’가 세 곳에 기입됐다. 이번 헌법 개정을 놓고 후 전 주석 지지세력과의 타협이나 동의가 있었음을 유추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리커창 총리는 올 해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 목표치와 같은 수치인 6.5%로 제시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6.9% 성장을 기록하며 6년 연속 이어진 성장률 하락 추세를 반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올 해 목표치를 끌어올리지 않았다. 이는 안정적인 중속 성장을 유지하겠다는 경제운용 기조를 분명히 한 것이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 위주의 구조개혁과, 수출 및 투입보다는 내수와 소비가 주도하는 경제 체질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리 총리는 “개혁 개방 40주년을 맞아 지속가능하고 건전한 발전을 추진하겠다”며 “민생 수준을 끌어올리고 빈부 격차를 바로 잡은 것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의 국방 예산은 지난해보다 8.1% 늘어난 1조1070억위안(약190조원)으로 책정됐다. 10여년 이상 두 자리수 증가를 기록하다 3년째 한자리 수 증가에 머무는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계속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국방비 증가율은 7%였다. 장예쑤이(張業遂) 전인대 대변인은 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방 예산 수준은 인구 1인당 액수를 고려할 때 세계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해 국방비 증액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이번 전인대에서 국가부주석으로 선출될 것이란 예상이 유력한 왕치산(王岐山) 전 기율검사위서기는 이날 개막식에서 현직 상무위원에 버금가는 예우로 주석단에 자리잡았고, 관영 중국중앙(CC)TV의 보도에서도 상무위원의 다음 순서로 호명됐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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