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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영국 테너가 한국 교향악단에 상주하는 까닭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하는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사진 서울시향]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하는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사진 서울시향]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54)가 서울시립교향악단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한다. 연중 7번의 공연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무대에 서는 상주 음악가 역할이다. 보스트리지는 영국 런던 태생으로 옥스포드ㆍ캠브리지에서 철학과 역사를 공부한 그는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와 만남으로 1993년 영국 위그모어 홀에서 데뷔했다. 이후 문학과 음악의 관계 탐구, 작곡가에 대한 문헌적 접근으로 세계 음악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했다.
보스트리지는 “음악가들을 알게 되는 것, 음악가들과 우정과 관계를 만드는 것이 음악 활동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며 “서울시향과 그런 종류의 관계를 만들어내길 원한다”고 했다. 보스트리지는 6일 오후 8시 서울시향 단원들로 구성된 실내악 팀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첫 공연을 한 후 10ㆍ11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벤저민 브리튼의 테너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녹턴을 한국 초연한다. 11월 말러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모음 가곡 중 4곡 공연까지 총 7번 서울시향과 한 무대에서 선다.
다음은 5일 열린 보스트리지의 기자 간담회 일문일답.
 
-서울시향의 올해의 음악가를 수락한 배경은.
“작곡가 진은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재작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클래식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컨퍼런스가 열려 참석했는데 패널 중 한 명이 진은숙이었다. (서울시향의 상주 작곡가였던) 진은숙은 점심을 먹으며 서울시향에서 상주음악가 제도를 시작한다며 제안을 했고, 레퍼토리를 논의하며 서로 만족했다.”
 
-상주음악가 제도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
“세계의 많은 콘서트홀에서 해봤다. 미국 카네기홀, 영국 바비칸 센터와 위그모어홀 등이다. 프로그램을 흥미롭게 짤 수 있어서 좋다. 위그모어에서는 옛 악기와 현대 악기를 배치해서 모든 프로그램을 대조적으로 연주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음악가를 알게 되고 우정을 만드는 것이 음악 활동 중 가장 중요한 일이다. 베를린필, 런던 심포니, 뉴욕 필등과 관계를 만들어왔다. 서울시향과도 그런 종류의 관계를 만들어내길 원한다.”
 
-철학자ㆍ역사학자에서 성악가로 진로를 바꾼 계기와 학문적 영향은.
“아주 느린 과정이었지만 순간 명백해졌기 때문에 피할 수 없었다. 다른 성악가와 다른 점이라면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학자적인 관점에서 집필할 때보다 예술가로서 넓은 관점을 가지고 폭넓은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또 역사학자였을 때 주제에 집중하고 분석했던 훈련이 예술가로서 도움이 된다. 물론 더 본능적인 직관이 무대에서 필요하긴 하다.”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하는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사진 서울시향]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하는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사진 서울시향]

-서울시향과의 연주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됐나.
“7번의 무대가 모두 의미가 있다. 하지만 첫 공연이 가장 흥미롭다. 많은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그림자 안에서 작곡을 했기 때문에 두 작곡가의 관계를 주제로 첫 공연을 한다. 베토벤의 연가곡인 ‘멀리있는 연인에게’는 슈베르트에게 큰 충격을 줬고 작품에도 영향을 줬다. 또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 중 ‘이별’과 베토벤의 ‘고별’ 소나타를 함께 연주하는데 슈베르트의 작품은 베토벤의 ‘고별’에 대한 오마주라고 생각한다.”
 
-한국 청중에 대한 인상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이 많고 열정적으로 반응해서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가들이 세계에 많이 진출했고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열려있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문화권에 음악을 가지고 가는 것을 좋아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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