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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캠퍼스 구축 … 암호화폐 도입, 학생증에도 활용”

"위기감의 발로다. 그동안 방식으론 경쟁력을 확보 못 한다. 바뀌지 않는 대학은 100% 실패한다."(김용학 연세대 총장)  
"멀리 가려면 결국 함께 가야 한다. 대학뿐 아니라 온 사회가 마찬가지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
 
국내 대표적 사립대인 연세대와 포스텍이 4일 교육·연구·교수·산학·재원 등을 공유하기로 선언한 배경에 대해 두 대학 총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양 대학의 '개방·공유캠퍼스 구축' 선언을 앞두고 포스텍 김도연 총장, 연세대 김용학 총장이 지난 2일 서울 중앙일보와 가진 특별 대담에서다. 이날 두 대학은 5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개방·공유캠퍼스' 선언을 하고 개방형 공유교육 시스템, 블록체인 캠퍼스를 구축하고, 공동학위제와 교수들의 상호 겸직 등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대학은 바이오메디컬 분야,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공동 연구를 시작해 다른 분야로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교수진·연구업적·교육 등 사실상 전방위에서 각자가 가진 모든 자원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왼쪽)과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2일 서울 중앙일보 본사에서 만나 양 대학이 추진하는 개방·공유 캠퍼스에 대해 대담을 했다. 연세대와 포스텍은 5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개방·공유 캠퍼스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정현 기자

김용학 연세대 총장(왼쪽)과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2일 서울 중앙일보 본사에서 만나 양 대학이 추진하는 개방·공유 캠퍼스에 대해 대담을 했다. 연세대와 포스텍은 5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개방·공유 캠퍼스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정현 기자

 
-'개방·공유 캠퍼스'를 선언한 배경은.
포스텍 김도연 총장(이하 '포')="오늘의 대학경쟁력이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만든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경쟁력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에 공감한다. 대학뿐 아니라 모두가 힘을 합쳐야 미래를 밝게 만들 수 있다." 
 
-'개방·공유 캠퍼스'란 어떤 것인가. 
연세대 김용학 총장(이하 '연')="'브레인 벨트'(brain-belt)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싶다. 양 대학이 벨트를 이루고 이 벨트를 타고 교수·학생·연구 등 브레인이 상호 이동할 수 있게 하려 한다.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캠퍼스뿐 아니라 브레인·지식·정보를 모두 공유하겠다는 얘기다. '공유경제'가 화두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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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교육에선 어떤 점이 달라지나. 
포="제일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 공유다. 미국의 유명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는 90여 년 캘리포니아 버클리주립대와 캘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 등 2개 대학에서 반반씩 근무했다. 법규상의 제약만 완화되면 이런 것을 우리 두 대학이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한 곳에서 일하며 하나의 성과를 낼 때, 두 곳에서 일하면 두 개, 아니 네 개의 성과를 낼 수 있다. 교수를 공유하면 그의 교육자료도 공유할 수 있다."
연="석사 과정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공동학위제를 추진하려 한다. 양 대학의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하는 학생에게 우선 공동 학위를 줄 수 있다. 학부 과정의 공동 학위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지난 2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개방·공유 캠퍼스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텍과 연세대는 5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양 대학이 개방·공유 캠퍼스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정현 기자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지난 2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개방·공유 캠퍼스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텍과 연세대는 5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양 대학이 개방·공유 캠퍼스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정현 기자

 
-그간 타 대학들과 해온 협력과 이번 개방·공유 캠퍼스의 차별점, 그리고 기대 성과는 무엇인가. 
포="공유캠퍼스는 말하자면 모든 분야에 걸친 '파트너십'이다. 외국에는 이미 이런 사례가 많다. 지난 1월 프랑스 소르본대학과 퀴리대학이 완전히 합치기로 했다. 소르본대학은 600여 년 전통에 인문학이 강한 대학이고, 퀴리대학은 우리처럼 이공계 중심 대학이다. 우리 두 대학도 새로운 가치 창출을 가져올 수 있는 공동연구를 추진하려 한다."
연="우리 두 대학의 협력을 '사회참여'로 표현하고 싶다. 가령 우리 연세대는 커피만, 포스텍은 크림만 갖고 있다고 치자. 두 대학이 이를 공유하면 크림을 탄 커피가 나온다. 커피에도, 크림에도 없던 맛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게 시너지 효과의 창출이다. 공대 과목은 양 대학에 커리큘럼이 비슷한 것이 많다. 이걸 커피와 크림처럼 섞으면 교수들이 강의에 투자하는 시간은 줄고 질은 훨씬 좋아진다. 종국적으론 두 대학이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양 대학이 서로를 주목한 이유는. 상대 대학에 기여할 수 있는 점도 얘기해달라. 
연="포스텍은 공학 분야에서 최고의 연구업적을 내며 가치창출을 선도하는 대학이다. 자기 삶을 온전히 바쳐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다는 게 부럽다. 그뿐 아니라 지역사회 연계도 잘 구축돼 있다. 하지만 공학이 인문학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 
포="연세대는 역사가 깊고 한국에서 제일 우수한 사학 중 하나다. 우리 포스텍에 없는 인문사회 분야의 학자들이 많이 있다. 공학이 답을 찾는 학문이라면 인문학은 문제를 찾는 학문 아닌가. 둘이 합쳐져야 창의적 인재가 나온다. 양 대학의 자원을 합하면 상당한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연대생이 포스텍서 학생증 발급…블록체인 캠퍼스 구축
-블록체인 캠퍼스 구축에 대해 설명해 달라.
포="블록체인을 암호화폐와 연결지어 투기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아주 쉽게 얘기하면 블록체인의 원칙은 권력 등 모든 것을 분산하는 것이다. 현재는 학생증은 해당 대학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다. 그 대학만 재학생 정보를 갖고 있어서다. 이런 정보를 블록체인화 하면 양 대학이 정보를 다 갖게 된다. 사회가 블록체인으로 맞게 될 변화를 두 대학이 실험적으로 먼저 해보자는 것이다. 학생증 발급, 학생회장 선거, 도서 대출 등 여러 측면에서 혁명이 이뤄질 수 있다."
연="자율주행차·드론 보급 속에서 해킹을 우려하게 된다. 이런 걸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양 대학이 연구할 바이오메디컬, 스마트시티 연구에서도 건강 상태 등 개인 정보에 대한 보안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그러니 이걸 양 대학 캠퍼스에서부터 블록체인으로 엮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보자는 것이다." 
 
포스텍생, 연세대 송도캠퍼스서 계절학기 수강도 
 김영학 연세대 총장이 지난 2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개방·공유 캠퍼스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연세대와 포스텍은 5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양 대학이 개방·공유 캠퍼스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정현 기자

김영학 연세대 총장이 지난 2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개방·공유 캠퍼스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연세대와 포스텍은 5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 양 대학이 개방·공유 캠퍼스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정현 기자

 -물리적 공간도 공유하나.   
연="그렇다. 양 대학 모두 완벽한 기숙사를 갖추고 있다. 학생들이 방학 중에 상대 대학 기숙사를 이용하며 계절학기 수업을 듣게 하는 '집중 강의제'를 구상하고 있다." 
포="우리가 가진 입자가속기는 타 대학의 기초과학 분야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장비다. 연세대 학생들이 이 장비로 실험하는 연구에 참여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본다."
 
- 개방공유캠퍼스 구축 과정에서 예상되는 어려움은. 
포="사실 한국 대학문화가 굉장히 폐쇄적이다. 대학과 대학, 학과와 학과 간은 서로 다른 세상이다. 하지만 이제 벽을 유지하기엔 한계에 이르렀다. 미래는 초연결사회다. 벽을 허물고 나가야 한다.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닦는 자는 흥한다." 
연="그렇다. 그동안은 대학 간에 등가(等價) 교환만 하려 했다. '공유를 하자'고 하면 '저쪽에선 얼마나 내놓느냐'를 따지는 게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내놓아서 받는 이익이 양쪽 모두 있다면 개방 방향으로 가는 게 문명의 흐름이라고 본다."
 
-4차 산업혁명 속에서 대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연="그간 대학의 기능에선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게 기본이고 '사회봉사'란 기능은 들러리로 취급됐다. 하지만 인공지능 등 덕분에 누구나 언제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젠 대학의 사명이 지식 전수가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포="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삶이 확 바뀌었다. 혁명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가장 안 바뀐 게 교육, 특히 대학이었다. 이미 지식은 도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간 해오던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안 바꾸는 것보단 낫다. 안 바꾸는 것은 100% 실패이니까. 연세대와 포스텍의 공유 캠퍼스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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