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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안골모임' 부활했나··· 평양행 비행기 못탄 통일장관

지난해 8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온다. 봄이 왔을 때 씨를 잘 뿌릴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가 해결의 희망을 보이고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은 남북관계가 좋을 때였다는 경험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통일부를)폐지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통일부가)목소리를 내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의)주도적이고 능동적 역할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5일 평양에 간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5일 평양에 간다. [중앙포토]

 
그로부터 6개월여가 5일 문 대통령은 꼬여 있는 한반도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특별사절단을 평양에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강조했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정작 평양행 특별기 탑승자 명단에서 빠졌다. 대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이 자리를 메웠다. 물론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사절단 일원으로 포함됐지만, 남북관계 주무장관이 사절단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통일부가 남북관계에서 배제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 장관은 지난달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면담할 때까지만 해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 뉴스1]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 뉴스1]

 
하지만 지난달 25일 문 대통령이 방한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할 때부터 이상기류가 나타났다. 이 자리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지만, 김영철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조 장관이 빠진 것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대통령의)접견 직후 (김영철과) 만찬이 예정돼 있어 빠졌다”고 했다. 그러나 조 장관은 김여정과는 접견 배석뿐만 아니라 오찬까지 2시간40분간 자리를 함께 했다는 점에서 통일부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남북관계 전반에 깊숙히 관여하며 신 안골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 연합뉴스]

남북관계 전반에 깊숙히 관여하며 신 안골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 연합뉴스]

 
이와관련해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가동했던 ‘안골모임’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안골’은 국가정보원이 위치한 장소의 옛 지명에서 유래했다. 2007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문재인), 국가안보실장(백종천), 국정원장(김만복)과 박선원 당시 안보전략비서관이 매주 목요일 모임을 통해 극비리에 정상회담을 추진했던 모임이다. 결국 조 장관의 특사단 배제는 일반적인 남북관계와 실무는 통일부가 챙기되, 보다 핵심 현안인 남북정상회담 등은 신(新) 안골모임에서 다루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남북관계 상황을 유관부처 간에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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