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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마오시대 … 브레이크 없는 시진핑 독주가 두렵다

지난 3일 중국의 연례 최대 정계 행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개막했다. 중국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정협은 전국인민대표대회와 더불어 양회로 불린다. 5일 개막하는 전인대에서는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 삭제안도 표결된다.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 에서 열린 정협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3일 중국의 연례 최대 정계 행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개막했다. 중국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정협은 전국인민대표대회와 더불어 양회로 불린다. 5일 개막하는 전인대에서는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 삭제안도 표결된다.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 에서 열린 정협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마오쩌둥(毛澤東) 시대 이래 최대 정치적 격변을 겪고 있다. 시진핑(習近平)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헌법 개정이 추진되면서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시쩌둥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 법규와 정책에 따라 찾는 결과를 표시할 수 없다”는 안내가 뜬다. 시쩌둥은 시 주석과 마오쩌둥을 합친 말로 최근 중국 당국의 검열 대상에 올라있다.
 
중국 당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열은 확실히 평소 수준을 뛰어넘었다. 웨이보에 올라온 환구시보나 중국중앙방송(CCTV)의 시 주석 관련 정치기사에는 아예 댓글을 달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은 개헌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인민일보는 지난 1일자 평론에서 “당 중심의 영도체제 확립을 위한 것으로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에 맞게 당의 통치체계를 현대화하는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며 개헌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견제·균형 없는 ‘키 맨 리스크’ 우려
 
중국이 여론전에 온 힘을 모으는 가운데 영미권 주요 외신들은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고, 영국은 유럽연합(EU)을 탈퇴하려는 상황에서 중국은 세계적인 불확실성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불확실한 중국은 세계가 지금 직면한 다양한 위기를 대수롭지 않아 보이게(look tame)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1인 절대권력 체제가 야기할 위험성과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다.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출현하는 이른바 ‘키 맨(key-man)리스크’다. 권한이 집중된 인물에게 문제나 사고가 생기면 그가 관장하는 영역 또한 심각한 곤경에 빠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설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독재는 국가 전체를 한 사람의 견제되지 않는 변덕에 노출한다. 러시아 푸틴의 경우도 경제 개혁가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도둑정치(kleptocracy)’를 만들었다.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의 빅토르 시 교수도 “만약 시 주석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큰일이 될 것이고, 아무도 내부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자의 주변이 맹목적 충성파들로 채워지고 같은 의견만 증폭돼 울리는 ‘반향실(에코 체임버)’ 현상이 예측된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은 이미 ‘1인 독재 체제’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마오쩌둥 집권기인 1950년대 대약진운동에서 경제난 속에 수천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오 때 문화혁명 실수 되풀이 경계

 
미국 타임지는 “지도부에 대한 절대복종이 1950년대 대약진 운동과 60년대 문화혁명에 기여했다. 중국이 이번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인지가 의문”이라며 “학자, 관료들은 갈수록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할 거고 국가 언론은 포장된 찬가로 가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구가 우려하는 또 다른 요소는 마오 시대와 지금은 중국의 위상이 판이해졌다는 점이다.
 
마오 시대의 중국은 먹는 문제 해결을 고민해야 할 개발도상국으로 미국과 서구에 비교가 안됐다. 하지만 2017년 기준 중국의 GDP는 약 12조 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이며, 3위 일본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1조달러가 넘어 미국 이외 국가중 최대다. 제조 기술도 선진국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과 함께 G2를 형성할 정도로 군사·경제적 위상이 막강해져 ‘차이나 리스크’가 단순히 중국 내부의 문제로 그치지 않게 된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국제금융시장은 몸살을 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처럼 “중국이 재채기하면, 전체 자산 군(asset class)이 독감에 걸린다”는 시대가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의 권력 강화는 국제무대에 대해 중국의 커지는 자신감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것은 중국 정부가 무역 문제에 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움직임에 반대하거나 워싱턴의 글로벌주의자(보편주의)와 경제 민족주의자 사이의 분열을 조작할 것이라는 점을 포함해 여러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무역·금융 등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
 
시 주석의 권위적인 장기집권체제에 대한 불신은 외국 기업들의 활동과 투자를 위축시키며 결국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P통신은 시 주석이 집권연장을 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경제 건전성 유지에 필요한 개혁과 개방을 일정 부분 희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정학적 불안도 가중될 수 있다. 시 주석의 ‘중국몽’의 핵심 중 하나가 군사대국이다. 중국은 시 주석 집권후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지화 등을 통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면서 역내 긴장감을 높였다.
 
한국 역시 이런 우려에서 예외가 아니다. 단적인 사례가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용으로 들여온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다. 당시 중국 외교가에선 사드 보복에 대해 “시 주석이 내린 결정이라서 풀지 못한다”는 얘기가 팽배했다. 여행·관광 금지 등 금한령은 결국 지난해말 한·중 정상회담 후에야 해빙이 시작됐다.
 
황재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시 주석이 큰 결정을 잘했을 때 주변 국가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드 문제에서 보듯 갈등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갑용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은 “중국은 과거와 달리 공세적으로 나갈 변수가 많고 여러 수단도 갖고 있다. 강한 리더십으로 국내 통치의 장악력을 높여갈 수 있는 측면서는 시진핑에 유리하겠지만, 외부에선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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