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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낯 안 보인 북 응원단, 파인애플 좋아해

윤재연 사장은 ’북한 응원단 여성들(아래 사진)은 겨울올림픽 기간 민낯을 보인 적이 없다“ 며 ’20대 여성들이라 파인애플과 초콜릿 등 단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윤재연 사장은 ’북한 응원단 여성들(아래 사진)은 겨울올림픽 기간 민낯을 보인 적이 없다“ 며 ’20대 여성들이라 파인애플과 초콜릿 등 단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 때 25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이 방한했다. 이들은 강원 인제의 스피디움에 머물며 거의 매일 경기장까지 왕복 2시간이 넘는 ‘원정응원’을 펼쳤다. 응원단이 19박 20일 동안 묶었던 인제스피디움에서의 숙소생활은 어땠을까. 윤재연(52) 인제 스피디움 사장은 “여성들은 한번도 민낯을 보이지 않았고, 파인애플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스위스와 미국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한 윤씨는 태영그룹의 호텔·리조트 부문인 블루원의 사장이다. 자동차 써킷과 숙소가 있는 인제 스피디움은 블루원의 사업장이다.
 
인제 스피디움이 숙소로 선정된 배경은.
“건물 완공이 얼마 안 됐고, 민가와 떨어져 있어 보안에 유리했던 것 같다.”
 
응원단이 묵으면 다른 영업을 못할텐데.
“강원도민회장을 지낸 아버지(윤세영 태영그룹 회장)는 강원도가 삼수 끝에 2011년 남아공 더반에서 올림픽을 유치할 때 현장에 계셨다. 개인적으로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숙소로 최종 결정되자 아버지가 ‘사고가 나면 모두 네 책임이다. 인제에 가 직접 챙기라’고 하셨다. 25일간 스피디움에서 먹거리부터 이부자리까지 불편함을 찾아다녔다.”
 
윤 사장은 북한 응원단이 머문 동안 인제에 올인하며 하루 4시간도 채 못 잤다고 했다. 정부는 인제 스피디움이 보유한 호텔(154실)과 콘도(114실)를 통째로 임차해 사용했다. 하지만 임차료는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 [연합뉴스]

북한 응원단. [연합뉴스]

북한응원단에 대한 느낌은.
“응원단 여성들 모두 165㎝ 이상이었다. 얼굴도 뽀얗더라. 우리 옷을 입히면 북한 여성인지 몰랐을 거다. 이동 땐 항상 2열로 움직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서로 손도 잡고 재잘거리더라.”
 
윤 사장은 먹거리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했다. 끼니마다 메뉴를 달리하며 북측 손님들의 입맛에 맞추려 노력했다.
 
뭘 좋아하던가.
“디저트로 내놓은 파인애플이 의외로 히트였다. 순식간에 없어지더라. 아이스크림과 초콜릿도 즐겼다. 단맛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20대 초반의 여성들이라 내 딸 생각이 났다. 김치말이 국수나 김치찌개, 부대찌개, 해산물 요리도 즐겼다. 손님 대접한답시고 스테이크를 내놨는데 거의 손을 안 대더라. 약간 덜 익혀(미디엄 웰던) 육즙이나 핏기가 있었는데 거북했나보다.”
 
인상에 남는 건.
“250여 명 응원단의 민낯을 한번도 못 봤다. 새벽에 들어와 몇 시간 못 자고 나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모든 이가 완벽하게 화장을 하고 나타났다. 피곤해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것 같더라.”
 
응원단은 콘도를 숙소로 방마다 4~6명씩 사용했다. 스피디움 측은 응원단 도착 전 방마다 인원 수대로 수건을 비치했다. 수건과 샴푸, 린스 등을 복도 양쪽끝에 별도로 쌓아 두고 마음껏 사용하라는 안내문도 붙였는데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샴푸라는 말이 낯설까 봐 탈북자에게 문의해 ‘머리 세제’라고 써놓기도 했다.
 
하루는 북한 대표가 윤 사장을 찾아와 “감사의 뜻으로 종업원들을 위한 공연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의외였지만 고마웠다”며 “이번을 기회로 남북간 간극이 좁혀졌으면좋겠다. 남보다 더 빠르게 미래(통일)를 준비하고 볼 기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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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