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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유행도 중요하지만

<준결승전> ●탕웨이싱 9단 ○안국현 8단
 
2보(14~34)=계절 따라 달라지는 패션처럼, 바둑에도 최신 유행이란 게 있다. 특히 초반 정석은 유행에 아주 민감하다. 프로기사들은 초반 정석을 집중 연구하고 있는데 연구 결과에 따라 바둑에서 자주 쓰이는 정석과 변화도가 달라진다. 
 
기보

기보

그렇다고 최신 유행을 따르는 게 항상 정답인 것은 아니다. 18~26은 예전에는 자주 쓰였지만, 지금은 자주 등장하지 않는 진행이다. 최근에는 '참고도1'처럼 흑1로 날일자로 벌린 뒤, 흑3, 5로 귀를 지키는 간명한 수순이 주로 등장한다. 
 
참고도 1

참고도 1

이를 모를 리 없는 탕웨이싱 9단이 별안간 복고풍을 택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배석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선 하변에 아군들이 든든하게 포진해 있기 때문에, 상변보다는 하변 쪽에 힘을 실어주는 편이 낫다. 인생이 그렇듯 바둑 역시 무작정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지금 나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도 2

참고도 2

여기까지 배석에 의한 변화였다면, 이번엔 기풍에 따른 변화가 등장한다. 탕웨이싱 9단의 27이 바로 그것. 보통의 경우라면, '참고도2'처럼 흑1,3으로 귀를 내어주고 흑5로 두터움을 택하는 게 일반적인 선택. 하지만 유난히 실리를 좋아하는 탕웨이싱 9단은 상대에게 우상귀를 내어주는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하다. 27로 아래에서 단수치더니 29~33으로 잽싸게 우상귀를 파고들었다. 34까지는 쌍방 어려운 바둑. 아직 갈 길이 멀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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