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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딴 날, 그 장면 스무 번쯤 복습 … 사인도 처음 만들었죠”

팬들이 ’잘 생겼다“며 사인을 요청하자 임효준은 ’절대로 잘 생기진 않았고, 괜찮은 편“이라고 대답했다. 수트를 입고 사진 촬영에 응한 임효준. [최승식 기자]

팬들이 ’잘 생겼다“며 사인을 요청하자 임효준은 ’절대로 잘 생기진 않았고, 괜찮은 편“이라고 대답했다. 수트를 입고 사진 촬영에 응한 임효준. [최승식 기자]

“사인이란 게 아예 없었는데…. 이번에 만들었어요.”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됐다는 말이 이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22·한국체대) 이야기다.
 
올림픽 개막전 6000명 정도였던 그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50배인 30만 명으로 늘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임효준을 만나 올림픽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점이 뭔지 들어봤다. 정장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그의 모습을 본 팬들은 사인을 요청했다. 임효준의 소속사 사무실에는 그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싶다는 팬들의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 또 아이돌 그룹의 경우처럼 임효준의 캐릭터를 딴 상품을 만들고 싶다는 요청도 몰렸다. 임효준은 “예전엔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효준의 소속사로 전해진 팬들의 선물. [사진 브리온컴퍼니]

임효준의 소속사로 전해진 팬들의 선물. [사진 브리온컴퍼니]

 
남자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지난달 10일 밤, 임효준은 흥분이 가시지 않아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임효준은 “시상식과 인터뷰를 마치고 선수촌에 돌아오니 새벽 1시였다. 한숨도 잠을 못 잤다. 그런데도 다음날 하나도 피곤한 줄 몰랐다”며 “금메달을 따던 장면을 20번 정도 봤다. ‘4년 전엔 집에서 TV로 올림픽을 봤는데 내가 해냈네’란 생각이 들었다. 얼떨떨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효준은 금메달을 딴 다음날에서야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했다. 어머니가 감격에 겨워 펑펑 우시는데 임효준은 정작 감사하다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고 했다.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깨무는 임효준. 임효준은 ’흠집이 생길까봐 실제로 깨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1]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깨무는 임효준. 임효준은 ’흠집이 생길까봐 실제로 깨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1]

 
금메달을 딴 뒤 임효준은 기자회견에서 “햄버거가 먹고 싶다. 하나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몸 관리를 위해 햄버거와 인스턴트 음식 섭취를 삼갔다. 선수들은 올림픽 기간 선수촌에서 올림픽 후원사의 햄버거를 무료로 먹을 수 있었지만 그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했다. 임효준은 “금메달을 딴 뒤에도 경기가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꾹 참았다. 올림픽이 끝난 뒤 고기만 몇 번 먹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가 금메달을 따자 축전을 보내 “임효준 선수는 우리 국민들에게 용기와 극복의 이름이 되었다”고 격려했다. 임효준이 크고 작은 수술을 7차례나 받고도 다시 일어섰다는 사연이 알려진 뒤다. 그는 이제까지 무릎·손목·발목·허리 등 다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했다. 어머니 곽다연씨는 “아들이 하도 다친 적이 많아서 정확하게 어떤 수술을 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라고 말했다. 임효준은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올 땐 몸이 찌뿌둥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날씨를 미리 맞출 수 있을 정도가 됐다”며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동안 평창올림픽만 바라보며 버텼다. 꿈을 이뤄서 기쁘다”고 했다.
 
임효준이 평창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넘어지는 장면. [뉴스1]

임효준이 평창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넘어지는 장면. [뉴스1]

평창올림픽이 임효준에게 아름다운 추억만 남긴 건 아니었다. 지우고 싶은 괴로운 순간도 있었다. 쇼트트랙 마지막 날인 지난달 22일 열린 5000m 계주 경기가 바로 그랬다. 임효준은 결승에서 코너를 돌다 넘어졌고, 결국 한국은 4위에 그쳤다. 곽윤기와 김도겸 등 선배들은 임효준에게 다가와 위로했지만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임효준은 “넘어지는 순간이 꿈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라커룸에서 헬멧을 던질 정도로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형들이 나를 안아주는데 너무 미안한 나머지 눈물이 펑펑 났다”며 “대표팀에서 배운 게 정말 많다. 올림픽까지의 1년이 내 스케이트 인생에 있어 터닝포인트다. 지금 이 멤버 그대로 4년 뒤 베이징에 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임효준의 마지막 목표는 '쇼트트랙'하면 자신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다. 최승식 기자

임효준의 마지막 목표는 '쇼트트랙'하면 자신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다. 최승식 기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올림픽 이후에도 쉬지 않고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임효준은 16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준비를 위해 평창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대표팀은 11일 캐나다로 떠난다. 임효준은 “그동안 평창올림픽만 바라보며 살았는데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쇼트트랙하면 임효준이 생각나게 만들고 싶다”며 “그 첫걸음이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제패) 달성이다. 올림픽 메달은 땄으니 이번엔 세계선수권에서 종합우승에 도전하겠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멀리내다보는 꿈도 있다. 바로 올림픽에 3회 연속으로 출전해 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임효준은 "아직 세 번 연속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딴 사례는 없다고 들었다. 4년 뒤 베이징, 그리고 그 다음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효준은
생년월일: 1996년 5월29일 (대구)
체격: 키 1m68㎝, 몸무게 65㎏
소속: 한국체대
존경하는 선수: 빅토르 안, 이승엽
주요경력
2017~18 월드컵 1차 대회 1000m·1500m 금
2017~18 월드컵 4차 5000m 계주 금
2018 평창 겨울올림픽 1500m 금, 500m 동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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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