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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목욕재개’ 하라고요?

지난 금요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전국에서 달집태우기·지신밟기 등의 행사가 열렸다. 1년 동안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함이다.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 아침에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보름차례를 지내 집안의 평안과 풍년을 빌기도 했다. 요즘은 오곡밥이나 나물을 지어 먹는 정도로 간소하게 치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의식을 올리기 전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정(不淨)을 타지 않도록 목욕을 하고 몸을 가다듬었다. 이를 뜻하는 단어가 ‘목욕재계(沐浴齋戒)’다. 그러나 이런 풍속이 점점 사라지고 이 단어를 쓸 일이 별로 없어서인지 ‘목욕재계’를 ‘목욕재개’‘목욕제계’ 등과 같이 틀리게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재개’는 어떤 활동이나 회의 등을 한동안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목욕재개’라 하면 목욕을 멈추었다가 다시 한다는 의미가 되므로 전혀 다른 의미가 돼 버린다.
 
또 ‘제(祭·제사)’를 올리기 전 목욕한다는 것을 떠올려서인지 ‘목욕제계’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재계(齋戒)’란 단어를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표기다. ‘재계’는 종교적 의식 등을 치르기 위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정한 일을 멀리함을 이르는 말이다. 자주 쓰이는 단어가 아니라 좀 어렵기는 하지만 ‘재계’의 의미를 기억해 두면 ‘목욕재계’를 바르게 표기할 수 있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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