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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50% 뛴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반 토막

지은 지 2년도 되지 않은 비슷한 규모의 신축 건물이고 같은 동네인데 정부가 매긴 ‘몸값’은 배 정도 차이 난다. 10년간 실제 거래가격은 30% 이상 올랐지만 정부가 산정한 가격은 반대로 절반으로 떨어졌다. 올해 오피스텔 상위 기준시가의 한 단면이다.
 
중앙일보가 올해 상위권의 오피스텔 기준시가를 실제 거래가격 등과 비교한 결과 과대평가되고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정부가 감정평가를 거쳐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발표하는 정부 공인 가격이다.
 
국세청은 2018년도 전국 오피스텔 기준시가를 지난해 말 발표했다. 지난해 8월까지 준공된 57만여 실이 대상이다.
 
국세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3.3㎡당 기준시가 1위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피엔폴루스(3.3㎡당 평균 1971만원)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1위다. 2위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1가 아테네(1762만원)가 차지했다. 아테네는 지난해 6월 지어진 9층짜리 한 개 동의 복합건물이다. 마포구 노고산동 신촌다올노블리움(3.3㎡당 1656만원)이 4위다. 지난해 3월 지어진 14층짜리 건물이다. 오피스텔 40실이 들어서 있다.
 

시세 비슷한 데 기준시가는 2배 차이
 
오피스텔 기준시가 변동률

오피스텔 기준시가 변동률

아테네와 신촌다올노블리움은 과거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서초구 서초동 부띠크모나코(3.3㎡당 1345만원), 강남구 신사동 현대썬앤빌(3.3㎡당 1564만원) 등을 제쳤다. 그런데 아테네 기준시가가 실거래가격이나 주변 오피스텔보다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기준시가를 시세의 80%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테네 실제 거래가격은 3.3㎡당 1600만~1900만원이었다. 80%를 작용하면 1300만~1500만원이다.
 
거래가격이 비슷한 인근 오피스텔의 기준시가는 아테네의 절반이다. 아테네 전용 17㎡가 지난해 8월 1억4300만원에 거래됐고 2016년 완공된 인근의 신한헤스티아 전용 18㎡의 지난해 6월 거래가격은 1억4000만원이었다. 이 두 오피스텔의 임대료도 비슷하다. 아테네 전용 28.8㎡가 지난해 7월 보증금 1억6000만원에 전세로 계약됐다. 지난해 12월 신한헤스티아 전용 29㎡의 전세 거래금액은 1억8000만원이었다.
 
땅값은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신한헤스티아가 3.3㎡당 1134만원으로 아테네(1082만원)보다 더 비싸다. 반면 신한헤스티아 올해 기준시가는 3.3㎡당 905만원으로 아테네의 50%다. 기준시가 순위가 낮은 신촌다올노블리움과 실거래가격을 비교하면 아테네가 더 싸다. 신촌다올노블리움의 지난해 실거래가격이 3.3㎡당 2300만~2600만원대였다. 전용 19㎡가 2억150만~2억2500만원이었다. 같은 크기의 아테네는 1억5900만원이었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아테네가 신축이긴 해도 거래가격과 임대료 등을 고려할 때 기준시가가 매우 높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땅값 오른 분당 타임브릿지 기준시가는 하락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 내 주상복합건물이 몰려 있는 정자동에 들어서 있는 타임브릿지. 독특한 외관의 최고급 오피스텔로 ‘분당의 타워팰리스’로 불리기도 한다. 37층짜리(높이 114m) 두 동 사이에 브릿지가 연결돼 있어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연상시킨다. 삼성전자가 2004년 자사 임원들만을 위해 특별분양해 2006년 지었다. 전용 148~247㎡ 대형으로 이뤄졌다.
 
타임브릿지는 2000년대 후반 서울 강남구 도곡동 고급 주상복합인 타워팰리스를 누르고 전국 기준시가 최고가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준공 이후 12년 동안 실제 거래가격이 30~50%가량 올랐다. 준공된 해 6억원 정도이던 전용 148㎡가 지난달 8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203㎡는 2006년 9억원에서 지난해 14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오피스텔 대지의 공시지가는 3.3㎡당 2479만원에서 3570만원으로 44% 상승했다. 하지만 건물과 토지를 합산해 산정하는 기준시가는 같은 기간 반 토막 났다. 최고층인 37층 전용 247㎡의 기준시가가 2007년 1949만원에서 올해 893만원으로 50% 넘게 떨어졌다. 27층 전용 148㎡ 기준시가도 같은 기간 1724만원에서 790만원으로 내렸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47.6% 올랐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부 기준시가가 과대평가된 걸 확인했다”라며 “문제가 되는 기준시가의 적정 여부를 검토해 수정 절차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가격 평가 허술하면 정부 정책 불신 우려
 
오피스텔 기준시가의 부실 우려가 높으면서 정부의 다른 공인 가격에 대한 불신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그러잖아도 공시가격 적정성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은 터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공동으로 올해 1월 국토교통부가 공시한 표준단독주택 상위 10위권의 공시가격과 추정 시세를 분석한 결과 평균 시세 반영률이 53%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일반 아파트 70% 선보다 훨씬 낮다.
 
정부 공시가격이 허술하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부동산 정책이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다. 정부는 재건축 규제를 위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건축부담금)를 올해 부활했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재건축부담금과 보유세는 정부의 공인 가격 중 하나인 주택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가격 평가가 부실하면 누가 정부 정책을 믿을 수 있겠나”라며 “공평하고 정확한 가격 평가가 정부 정책의 시작이자 기초”라고 말했다. 
 
◆기준시가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통해 주택 이외 오피스텔·상업용건물 등에 대해 매기는 가격. 시세의 80% 수준이다. 아파트·단독주택 등 주택에는 국토교통부가 산정하는 공시가격이 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매기는 기준이다.

◆공시지가
국토교통부가 감정평가로 매년 정하는 땅값이다. 시세 반영률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 대개 50~60% 선이다.

 
안장원·하남현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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