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엘리자베스 여왕이 처음으로 런던패션위크 참석한 이유

2월 16일부터 닷새간 열린 런던패션위크. [사진 영국패션협회]

2월 16일부터 닷새간 열린 런던패션위크. [사진 영국패션협회]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가장 주목도가 떨어졌던 런던이 달라졌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열린 런던패션위크는 시작 전부터 여러 가지 관전 포인트를 갖추고 패션 피플들의 눈길을 끌었다. 단지 한계절 앞선 트렌드 제시만이 아니라, 패션계의 변화를 감지할 만한 이슈들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무게가 실렸다. 이번 시즌 하이라이트를 정리했다. 
글(런던)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사진=영국패션협회, 각 브랜드
 
17년간 디자인 수장을 맡다 이번 컬렉션으로 버버리를 떠난 크리스토퍼 베일리. [사진 영국패션협회]

17년간 디자인 수장을 맡다 이번 컬렉션으로 버버리를 떠난 크리스토퍼 베일리. [사진 영국패션협회]

 
①베일리 바이 바이, 티시 웰컴
마지막 유산은 무지개였다.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17년간 머물던 브랜드를 떠나며 화합과 포용, 성 소수자에 대한 존중이라는 커다란 사회적 메시지를 남겼다. 
무지개가 섞인 롱스커트에 후디 티셔츠를 매치한 모습. [사진 버버리]

무지개가 섞인 롱스커트에 후디 티셔츠를 매치한 모습. [사진 버버리]

무지개는 거의 모든 의상에 떠올랐다. 모델 애드와 애보아가 빨주노초파남보가 들어간 화이트 롱스커트를 입고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7년 전 베일리가 발굴한 모델 카라 델레바인은 레인보우 레이저 스펙트럼 조명 속에 무지개 퍼 망토를 입고 나타나 피날레를 장식했다.
버버리의 피날레를 장식한 무지개 망토. [사진 버버리]

버버리의 피날레를 장식한 무지개 망토. [사진 버버리]

지난 17년간 작업이 늘 그랬던 것처럼, 베일리는 마지막까지도 버버리의 전통 안에서 변화를 꾀했다. 이번엔 브랜드 고유의 체크에 무지개를 섞는 ‘레인보우 체크’를 선보였다. 버버리는 이 새로운 체크에 대해 "베일리 '이후'에도 고이 남아 쓰일 것이며, 패션 브랜드가 세계와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화답했다. 
2001년 버버리의 디자인 수장을 맡은 베일리가 브랜드의 구원투수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라이선스 관리에 허덕이던 트렌치 코트 회사를 어엿한 글로벌 브랜드로 이끈 공로자다. 베일리는 쇼 직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버버리에서 일한 건 내 인생의 특권이나 다름없었고, 브랜드가 내 혈관에 흐르고 있다. 앞으로 누가 오더라도 내가 느낀 영감과 야망을 갖게 될 것이다."
버버리 교유의 체크에 무지개를 녹인 레인보우 체크. [사진 버버리]

버버리 교유의 체크에 무지개를 녹인 레인보우 체크. [사진 버버리]

 
 
②엘리자베스 여왕 패션쇼 깜짝 등장
영락없는 깜짝 쇼였다. 영국패션협회(BFC) 관계자조차 전혀 몰랐을 정도로 극비에 이뤄진 이벤트였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일 신예 디자이너 리차드 퀸의 패션쇼에 참석했다. 여왕의 패션쇼 참석은 역대 처음. 미국 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 옆 자리, 푸른 벨벳 쿠션이 놓였던 의자 위에 여왕이 자리를 잡았다. 
런던패션위크 패션쇼에는 처음으로 참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왼쪽 옆자리에는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앉았다. [사진 영국패션협회]

런던패션위크 패션쇼에는 처음으로 참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왼쪽 옆자리에는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앉았다. [사진 영국패션협회]

이 쇼의 주인공인 리차드 퀸이 얼마나 대단한 디자이너일까 싶지만, 이제 데뷔한 지 3년 차인 신예 중 신예다. 대학(세인트 센트럴 마틴) 졸업 작품이 바로 2016년 H&M 디자인상을 받았고, BFC가 지원하는 신진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인 '뉴젠'에 꼽히면서 실력파 루키로 주목받고 있다. 독특하면서도 우아한 프린트가 최대 강점.
이번 여왕의 쇼 관람 역시 올해 처음 신설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영국 디자인상'의 첫 수상자였기 때문이다. 이 상은 잠재성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선정해 왕실 멤버가 수여하기로 돼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영국 디자인상'을 받은 디자이너 리차드 퀸(왼쪽). [사진 영국패션협회]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영국 디자인상'을 받은 디자이너 리차드 퀸(왼쪽). [사진 영국패션협회]

퀸은 수상 소식과 함께 여왕의 참석을 알고 컬렉션 의상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준비한 스무 벌에다 여왕의 느낌을 담은 10벌을 더했다"는 게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다. 화려한 프린트의 얼굴을 감싸는 스카프가 여왕을 염두한 아이템으로 꼽혔다. 
이 외에도 이날 컬렉션에는 영국 정원을 옮겨 놓은 듯한 꽃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꽃무늬 보디슈트는 물론 오버사이즈패딩 재킷·스커트·드레스 등이 런웨이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리차드 퀸은 얼굴을 가린 스카프로 인상적인 런웨이를 선보였다. [사진 리차드 퀸]

리차드 퀸은 얼굴을 가린 스카프로 인상적인 런웨이를 선보였다. [사진 리차드 퀸]

다양한 프린트가 조화를 이루는 리차드 퀸의 컬렉션. [사진 리차드 퀸]

다양한 프린트가 조화를 이루는 리차드 퀸의 컬렉션. [사진 리차드 퀸]

③물 오른 런던 브랜드 3총사
버버리·폴스미스·비비안 웨스트우드를 잇는 런던의 대표 주자를 꼽자면 이견이 없다. 바로 이들 J.W.앤더슨, 크리스토퍼 케인, 에르뎀이다. 세 브랜드는 모두 2005~2008년 비슷한 시기에 출발해 이제는 어엿한 런던 출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또 과거 존 갈리아노, 스텔라 매카트니, 고 알렉산더 맥퀸 등이 런던에서 쇼를 하지 않은 것과 달리 런던 패션위크의 흥행을 이끄는 주역들이다. 
일상적이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J.W. 앤더슨 컬렉션. [사진 J.W .앤더슨]

일상적이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J.W. 앤더슨 컬렉션. [사진 J.W .앤더슨]

편안하고 기능적인 의상을 멋스럽게 스타일링 한 모습. [사진 J.W. 앤더슨]

편안하고 기능적인 의상을 멋스럽게 스타일링 한 모습. [사진 J.W. 앤더슨]

최근 각자의 행보도 더 빛난다. J.W. 앤더슨의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은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지난해 유니클로와의 협업 파트너로서, 크리스토퍼 케인은 어글리 슈즈의 대표 디자이너로, 에르뎀은 지난해 H&M과의 협업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이번 컬렉션에서 J.W. 앤더슨은 각각 진행하던 남녀 컬렉션을 하나로 합쳤다. 양성을 뒤집어 오가는 파격 대신 전체적으로 보다 일상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기능성을 더한 점퍼와 타프타 소재 드레스가 혼재했지만 이를 물 흐르읏 이어내는 스타일링이 되려 빛났다. 꽈배기 니트, 도너츠 모양 액세서리, 토끼 모양 폼폼 장식 등이 위트를 더했다.
자유롭고 주체적인 성을 표현한 크르스토퍼 케인의 컬렉션. [사진 크리스토퍼 케인]

자유롭고 주체적인 성을 표현한 크르스토퍼 케인의 컬렉션. [사진 크리스토퍼 케인]

레이스를 다양하게 활용한 란제리룩. [사진 크리스토퍼 케인]

레이스를 다양하게 활용한 란제리룩. [사진 크리스토퍼 케인]

크리스토퍼 케인의 경우 '미투'로 세계가 성 문제에 민감한 요즘, 전면에 '섹스'를 내세웠다. 1972년 나온 알렉스 컴포트의 『조이 오브 섹스』를 모티브 삼아 자유롭고 주체적인 섹스를 다뤘다. 레이스를 다양하게 변주한 란제리룩을 보여주는 한편 '더 즐겁게(More Joy)' 같은 슬로건을 담은 티셔츠로 눈길을 끌었다.
얼굴을 덮은 도트 무늬 망사 장식. [사진 에르뎀]

얼굴을 덮은 도트 무늬 망사 장식. [사진 에르뎀]

에르뎀 특유의 꽃무늬를 고급스럽게 표현했다. [사진 에르뎀]

에르뎀 특유의 꽃무늬를 고급스럽게 표현했다. [사진 에르뎀]

에르뎀은 1910~20년대 활약한 미국 댄서로 영국 공작과 결혼한 아델 아스테어에서 영감을 받은 쇼를 선보였다. 자기 일에 열정이 넘쳐 결혼식까지 미뤘지만 은퇴 뒤 귀족의 삶을 즐겼던 그의 이야기가 바탕.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에르뎀의 팬이자 할리우드 배우로 해리 왕자와 약혼한 메건 마클와 겹쳐진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컬렉션은 에르뎀의 시그너처라 할 만한 꽃무늬 프린트를 다양하게 변주했다. 벨벳 드레스, 폴카 도츠 스타킹, 트위드 케이프 등이 눈에 띄는 아이템이었다. 
 
④기억해 두세요, 떠오르는 디자이너들
브랜드를 대표하는 튤 드레스를 극대화시킨 의상. [사진 몰리 고다르]

브랜드를 대표하는 튤 드레스를 극대화시킨 의상. [사진 몰리 고다르]

소녀다운 발람함과 대담함을 조화시킨 의상. [사진 몰리 고다르]

소녀다운 발람함과 대담함을 조화시킨 의상. [사진 몰리 고다르]

'신진들의 인큐베이터'. 런던패션위크의 대표적 수식어다. 최근에는 영국패션협회가 '작정하고' 후원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유독 주목을 받는다. 뉴젠-패션트러스트-BFC/보그 디자이너 패션펀드로 이어지는 이 후원 프로그램들은 실질적 도움도 주지만 패션위크에서 '뭔가 더 새로운 것'을 찾는 바이어··미디어에게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흑백 줄무늬로 몸을 덮은 강렬한 드레스. [사진 마더오브펄]

흑백 줄무늬로 몸을 덮은 강렬한 드레스. [사진 마더오브펄]

물방울 무늬를 다양하게 변주했다. [사진 마더오브펄]

물방울 무늬를 다양하게 변주했다. [사진 마더오브펄]

이번 패션위크에서도 떠오르는 디자이너들의 무대가 눈길을 끌었다. 몰리 고다르는 소녀 같지만 대담하고 편안한 디자인이 특징인 브랜드. 이번 쇼에서는 런웨이 한가운데 주방 시설과 와인을 두고 모델이 캣워크가 끝난 뒤 그곳으로 모이는 스토리를 구성했다. 이와 함께 마더오브펄은 지난해 런던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회고전에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하나의 컬러와 패턴을 실루엣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방식을 택하면서 굵기와 크기가 다른 줄무늬, 물방울 무늬들이 리듬을 타고 등장했다. 또 한국 출신 표지영 디자이너의 레지나표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절제된 디자인으로 완성도 있는 런웨이를 완성시켰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