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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경칩 때 잠 깬 개구리 가장 먼저 걱정하는 건 '로드킬'

하이파이브 하고 있는 개구리 모습. [사진 트위터 캡처]

하이파이브 하고 있는 개구리 모습. [사진 트위터 캡처]

오는 6일은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다. 사실상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개구리는 다른 양서류와 마찬가지로 물과 육지에서 모두 호흡이 가능한 생물이다. 논과 저수지가 많았던 예전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물 중 하나였다. 그래서 우리 삶과 문화 속에도 깊숙이 자리한 동물이다. 40~50대들이 어린 시절 즐겨 본 ‘개구리 왕눈이’부터 어린이들에게 인기인 애니메이션 ‘캐로로 중사’까지 개구리를 소재로 한 만화 영화도 꽤 있다. 
개구리 모양의 악세서리. [사진 버버리]

개구리 모양의 악세서리. [사진 버버리]

 
사진 공유 SNS 인스타그램에 '개구리 버거'를 검색하면 다양한 게시물이 뜬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공유 SNS 인스타그램에 '개구리 버거'를 검색하면 다양한 게시물이 뜬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만화뿐 아니라 우리나라 신화와 전설, 한국화 등에도 개구리는 자주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고구려 동명성왕 설화다. 부여왕 해부루가 어느 날 곤연(鯤淵) 못가의 큰 돌 밑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개구리 모양의 아이를 발견해 금와(金蛙·금빛 개구리)라고 이름을 붙였다. 금와는 자라서 해부루에 이어 부여의 왕이 되고 뒤에 하백의 딸 유화를 만나 궁중으로 데려와 깊숙한 방에 가두었더니 알을 낳았는데, 그 알에서 주몽(朱蒙·동명성왕)이 나왔다는 것이다.  
 
삼국유사에 보면 선덕여왕도 개구리와 연관된 기록을 갖고 있다. 여왕 5년(636) 영묘사 앞에 큰 연못인 옥문지(玉門池)가 있었는데 겨울에 개구리들이 모여 울고 있었다. 봄이 아닌 겨울에 개구리들이 깨어나 울고 있는 것을 이상히 여긴 여왕이 그 뜻을 해석해 여근곡(女根谷)에 백제군이 매복해 있는 것을 눈치채 물리쳤다는 내용이다.  
정선의 개구리와 오이. [사진 간송미술관]

정선의 개구리와 오이. [사진 간송미술관]

  
한국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된 신사임당(1504~1551)이 그린 오이와 개구리, 조선 숙종∼영조 때 선비 출신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개구리와 오이 등이 대표적인 그림이다. 개구리는 알에서 올챙이로, 올챙이에서 개구리로 변신하는 생태적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신화나 전설, 한국화에서 개구리는 이런 개구리의 생태적 특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바로 신분 상승, 신분 변신을 꿈꾸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움츠렸다가 멀리 뛸 준비가 된 사람에게 성공을 기원하는 것으로 해석도 있다. 
 
 또 예로부터 개구리는 돈복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옛날 할머니들이 ‘집에 개구리가 들어오면 복이 들어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부자되세요’ 혹은 ‘로또 당첨이나 대박’ 혹은 ‘합격’ 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물 안 개구리’나 ‘청개구리 이야기’처럼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한다.  
청개구리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청개구리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산개구리가 짝짓기 하는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산개구리가 짝짓기 하는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환경과 생태를 연구해 온 경남교육청 체육건강과 정대수 장학사는 “우리 조상들은 늦가을에 사라졌다가 경칩에 다시 나타나는 개구리가 죽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신통한 힘을 가졌다고 여겼다”며 “이러한 특징 탓에 개구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고귀하고 신성한 존재의 상징으로 표현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동·서양 각종 동화에 등장하는 ‘개구리 왕자’는 대부분 이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개구리는 최근 빠르게 줄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개구리 등 양서류는 다른 종의 자연소멸속도와 비교해 볼 때 최대 48배나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서류는 먹이사슬에서 중간고리로 여겨진다. 다양한 조류의 먹잇감이 되는 동시에 수서곤충을 잡아먹어 곤충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도 해서다. 개구리 등 양서류의 급격한 감소는 전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금개구리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금개구리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거제지역 초등학생들이 한 습지에서 개구리 등 양서류 보호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거제지역 초등학생들이 한 습지에서 개구리 등 양서류 보호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개구리 등 양서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은 도시가 개발되면서 개구리의 서식지였던 논과 저수지 등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특히 개구리는 산의 3~4부 능선에 주로 서식하는데 여기까지 아파트와 전원주택 등이 들어서면서 개구리 서식지가 갈수록 줄고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개발로 각종 도로가 나면서 겨울잠을 자고 산 아래 습지로 이동하던 개구리와 두꺼비가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5년부터 시민들이 경남 거제시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로드킬로 죽어가는 양서류를 구하자’는 펼침막을 내걸고 보호 활동에 나선 이유다.  
개구리와 두꺼비 등 양서류 로드킬이 자주 일어나는 제주도의 한 도로에 설치된 양서류 구하기 현수막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개구리와 두꺼비 등 양서류 로드킬이 자주 일어나는 제주도의 한 도로에 설치된 양서류 구하기 현수막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개구리 등 양서류 로드킬이 자주 발생하는 경남 창원의 한 도로에 설치된 양서류 구하기 현수막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개구리 등 양서류 로드킬이 자주 발생하는 경남 창원의 한 도로에 설치된 양서류 구하기 현수막 모습.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양서류 구하기 현수막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경남양서류네트워크 대표인 거제초등학교 변영호(45) 교사는 “로드킬을 당하는 개구리와 두꺼비는 모두 산란을 하기 위해 산 아래로 내려오던 동물이어서 수백~수만 마리의 새끼도 함께 죽는 참상이 벌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이런 식으로 개구리 등 양서류가 급격히 소멸하면 결국 인간 등이 사는 생태계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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