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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영의 IT 월드] 요즘 대치동은 ‘국·영·수·코’ … 중국, 수백만원 들여 코딩 과외

세계는 지금 ‘코딩 교육’ 열풍
비영리 기업 ‘코딩하는 소녀들’은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코딩을 가르치고 IT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도 제공한다. [사진 코딩하는 소녀들]

비영리 기업 ‘코딩하는 소녀들’은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코딩을 가르치고 IT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도 제공한다. [사진 코딩하는 소녀들]

‘아두이노(스위치·센서·모터 등을 활용하는 메이킹 도구)를 활용해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학습. 스모 로봇·트럭 로봇 등을 직접 제작할 수 있음.’
 
최근 미국 뉴욕에서 인기가 가장 많다는 청소년 코딩 스쿨 ‘제네레이션 코드’의 커리큘럼 중 일부다. 7~12세 아이들만 들을 수 있는 이 수업은 일주일 동안 매일 세 시간씩 열린다. 수강료는 600달러(약 65만원)다.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 대도시의 ‘열성 학부모’들은 요즘 다가오는 여름 방학에 열리는 ‘코딩 부트캠프’(단기간에 밀도 있게 가르치는 교육 기관)를 알아보고 수강 신청을 하고 있다. 대부분 수업이 아직 서너 달이나 남았는데도 인기 있는 코딩 수업들은 대부분 마감됐다.
 
“나는 모든 미국인이 코딩을 배웠으면 한다”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보여주듯 미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많은 학교들이 코딩 교육을 정규 교과로 편성하고 있다.
 
공교육·사교육 할 것 없이 미국에서 코딩 교육이 빨리 자리 잡은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미국의 비영리 교육 단체 ‘코드’가 만든 홈페이지(www.code.org)는 코딩 교육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설립 당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등이 1000만 달러(약 108억원)를 투자해서 만들었다.
 
전 세계 유명 코딩 교육 사이트

전 세계 유명 코딩 교육 사이트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4~6세 ▶6~8세 ▶8~10세 ▶10~13세 등 연령대별로 적합한 코딩 교육 과정이 안내되어 있었다. 난이도가 가장 낮은 4~6세 교육 과정을 클릭해봤다. 꿀벌이 꽃에서 꿀을 채취해 벌집에 옮기는 과정을 위·아래·아이템 가져오기·만들기·반복 등의 명령어를 이용해서 설계해야 한다.
 
교육 과정 대부분이 한국어로 번역도 돼있고 사용법이 간단해서 학부모가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단계가 올라갈수록 난이도도 빠르게 높아진다.
 
‘코드’ 외에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과 장난감 회사 ‘레고’가 공동 제작한 ‘스크래치’,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만든 ‘팅커’ 등은 미국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유명한 코딩 교육 사이트다. 스크래치 역시 한국말로 제공되기 때문에 국내 학생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코딩을 정규 교과 과정에 도입해왔다.
 
중국은 코딩 교육 열풍이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국가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행해온 중국은 고등학교에서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수업도 반드시 들어야 한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타이거 맘’(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학부모)들은 수백만 원짜리 코딩 수업을 등록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핀란드는 기존 수학·물리·음악 등 교과목에 코딩 교육을 접목해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공학이 전공인 대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와서 학생들에게 코딩 교육을 가르치기도 한다.
 
1990년대부터 IT 교육을 도입한 에스토니아는 중학생 때부터 학생들이 직접 홈페이지·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을 만큼 수준이 높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는다.
 
국가별 코딩 교육 정책

국가별 코딩 교육 정책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부터 중·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학교에서 연간 34시간 이상 코딩 교육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덕분에 수년 전부터 서울 목동·대치동 등지를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코딩 학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일부 코딩 학원들은 스크래치·엔트리와 같은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국·영·수·코’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국어·영어·수학을 선행 학습하듯 코딩도 일찌감치 공부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코딩 프로그램의 원리를 이해하고 학생들에게 사고력 향상 수업을 가르치는 ‘코딩 지도사’라는 자격증까지 생겨났다.
 
코딩 교육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호 경인교대 교수(컴퓨터공학)는 “사고력을 키우지 않고 코딩 기술만 가르치는 교육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교육 시장에서 하고 있는 암기식 코딩 교육 방식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S BOX] 픽셀·유니코드서 사이버 윤리까지 … 확 달라진 ‘정보’ 교과서
‘컴퓨터 시스템의 외부에 존재하는 물리적인 값을 다양한 (A)로 입력받아 (B)에서 처리하여 출력 장치를 통해 현실 세계를 제어하는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중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공부하게 될 ‘정보’ 교과서에 수록된 평가 문제다. A와 B에 들어갈 정답은 각각 감지기와 마이크로프로세서다. 코딩 등을 배우는 소프트웨어 교육 시간은 연간 34시간, 일주일에 평균 한 시간꼴이다. 개정된 ‘정보’ 교과서에는 컴퓨팅시스템·프로그래밍과 관련한 내용이 절반 넘게 차지한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에서 배우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대부분 정보 윤리와 정보 관리 쪽에 치우쳐 있었다.
 
올해 중학생 신입생들이 공부하는 교과서 전반부에서는 ▶개인 정보 보호 ▶사이버 윤리 ▶자료의 수집과 관리 등에 대해 배우게 된다. 비트·바이트 등 컴퓨터 시스템에서 처리되는 자료의 단위와 유니코드·픽셀과 같은 전문 용어도 배운다. 교과서 후반부에는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를 프로그래밍 언어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 ‘스크래치’ 사이트를 활용해 직접 프로그램을 작성해야 한다. 교과서에는 중학생 수준을 고려해서 기초적인 명령어만 나와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학생들이 좀 더 응용한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도 있다.
 
하선영 산업부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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