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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해법을 찾아서(1)] 한국은 북·미를 설득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은 북·미를 설득하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났고,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특사를 조만간 보내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가 다녀와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대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상황은 문 대통령에게 기회이자 위기다. 미국은 과거 소련과의 군축협상에 임할 때 그랬듯이 북한을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나라로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상호불신의 북·미를 설득해 북한 비핵화가 실현되면 한반도의 숙제를 해결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지난한 숙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험난하기 때문에 달콤한 ‘열매’만 상상할 수 없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에게 요청한 내용은 이미 알려졌다. 북한은 2016년 7월 비핵화를 위한 5대 조건을 제시했다. 그 조건은 ▶남한 내 미국의 핵무기 모두 공개 ▶남한 내 모든 핵무기 및 기지 철폐와 검증 ▶미국의 핵 타격수단을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는다는 보장 ▶북한에 대한 핵 위협이나 핵 불사용 확약 ▶핵 사용권을 가진 주한미군 철수 선포 등이다.
김정은(左), 트럼프(右)

김정은(左), 트럼프(右)

 
북한의 지도부는 복수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목적과 전략과 전술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5대 전제조건은 불변의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변할 수 있다.
 
미국은 ‘닥치고 비핵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윈스턴 처칠(1874~1965)이 말한 대로 ‘협상이란 최악의 옵션’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의 북미 대화를 무용지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북한이 가장 진저리를 치는 부분이다. ‘북한이 A를 하면 미국은 B를 할 것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접점이 보이지 않는 북·미 대화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문재인 정부는 현 상황을 ‘중매’ 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 모르는 사람을 중매 서기는 다소 쉬울지 몰라도 1950년 이후 지금까지 싸워 온 사람들을 중매시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매의 ‘고수’가 아니면 뺨 맞기가 십상이다.
 
초강대국인 된 이후 미국은 그동안 자신을 대신해 ‘중매’를 서 달라고 한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게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6자 회담도 중국이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요구였지 북·미 사이에 중매를 서 달라는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중매자로 나설 나라라면 전적으로 미국이 신뢰하는 나라여야 한다. 미국인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을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북한이 미국의 본토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위해 아무리 가까운 나라라도 제3국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핵심 안보이익을 보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코 양도할 수 없고 양도해서도 안 되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중앙포토]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설득하지 않으면 미국에는 공염불이다. 문제는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말을 들을 것인 가다. 그 이유는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을 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딜레마다. 북·미는 서로 먼저 양보를 원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묘수가 없으면 헛고생이 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근도 채찍도 아닌 ‘동시’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북한이 이런 일을 하는 동안 미국이 이런 일을 할 것이다.’ 양측의 극심한 상호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미가 받아들일 수 있는 ‘동시’를 찾아야 한다. 지금은 널리 인재를 구할 때다. 문 대통령이 보수·진보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 그 분야의 최적임자를 직접 찾아야 한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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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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