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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일 뿐 공식제의 아니다"<김대중 총재>

「올림픽 남북공동개최」라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발언이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조성만군 자살사건 이후 관심을 모으는 통일논의와 관련해 여야 각 정당은 미묘한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김 총재의 올림픽 남북한 공동개최 주장은 어제 오늘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 비슷한 주장을 해오다가 지난 16일 조군 자살사건을 계기로 본격화됐다고 할 수 있다. 다음날 긴급 소집된 당무회의에서 평민당은 조군의 유언내용을 대폭 수용해 △통일논의를 금기시하거나 용공시하는 풍토를 벗어난 공개적 논의 △올림픽의 북한참가를 위한 단일 팀 구성 노력 등을 결의하고 이러한 제반문제를 13대 국회에서 해결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주장에 파문|남북문제 논의 기선 노린 듯|민정 강력 반발, 민주·공화도 동조 안해

이어 김 총재는 18일 열린 3김 회담에서 △올림픽안전개최보강 △북한사회개방 △민족독립성 확보라는 논리를 내세워 「공동개최」와 정당회담을 제의했으나 다른 두 김씨의 반대에 부닥쳐 발표에서는 빠진바 있다.

그러나 김 총재는 비록 대외적으로 공식화 한 것은 아니지만 20일의 의총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세계가 참가하는 올림픽에 동족이 참가하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에 대해 우리가 아량을 베풀어 참가를 유도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거듭해 왔다.

아울러 구체적인 문제에도 언급, △올림픽이 대한민국이 아닌 서울 주최인 만큼 「평양올림픽」의 명칭 사용을 허용하고 △TV중계권료 수임도 원조해주는 셈치고 반분토록 하며 △북한이 요구하는 8개 종목을 내주는 문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이러한 말들은 『올림픽을 어떻게 해서든 남북한의 긴장완화와 배한 개방화의 계기로 만들자』는 명분을 바탕에 깔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러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김 총재가 13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이처럼 줄기찬 주장을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들이 분분한 것도 사실이다.

김 총재는 무엇보다 최근 외신 등을 통해 끊임없이 나돈 남북고위접촉설 등 모종의 「낌새」와 관련,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의 「독식」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가 강한 것 같다.

그러나 역시 조군의 자살로 상징되는 재야·운동권 학생 등 「통일논의층」을 겨냥한 인상도 없지 않다.

『올림픽은(북한 참가 여부와는 별도로) 반드시 성사돼야한다』는 김 총재 입장과 『북한 참가 없는 올림픽은 분단의 고착화일 뿐』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있는 재야·운동권학생들 입장엔 근본적 시각 차이가 있다.

그러나 「통일지상주의」로까지 치닫고 있는 운동권의 주장을 전향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사실상 통일논의로 집중되는 이념논쟁의 주도권을 쥐려는 계산도 있는 것 같다.

이는 자연히 다른 두 김씨와의 경쟁관계에서 『김대중은 역시 다른 두 김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이들을 평민당의 후배지원세력으로 확보, 제1야당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해 가는 기반으로 활용하자는 측면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총재는 이 문제가 정치 문제화 할 기미를 보이자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올림픽 공동개최나 남북 정당회담을 공식으로 주장했거나 제의한바 없다』며 『이를 단독으로 제안할 생각도 없다』고 해명.

그는 의원총회에서 마치 자신이 남북한 정당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것처럼 보도된 것은 와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개인적 생각이긴 하지만 「사실상」의 남북한공동개최를 위한 정당회담을 「소신」으로 갖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어서 불씨는 계속 남아 있는 셈이다.

민주·공화 양당은 모두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올림픽 공동개최」 「남북한 정당회담」주장에 대해 곤혹스런 표정.

3김 회담을 끝낸 직후인지라 3당과의 결속을 과시해야 할 현시점에서 야당내의 이견을 부각시킬 수도, 평민당의 견해에 동조할 수도 없기 때문.

「공동개최」문제가 야권의 주장처럼 부각되자 민주당측은 서청원 대변인을 통해 『야3당 영수회담에서 「공동개최」엔 합의한바 없다』고 20일 논평을 통해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김대중 총재가 또 다시 이 문제를 들고 나오자 김영삼 총재의 일부 측근들은 『김대중 총재가 재야세력에 덜미를 잡힌게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으나 당직자들은 야권협력체제를 의식, 노코멘트로 일관.

이 문제가 심각한 쟁점으로 부각될 기미를 보이자 민주당측은 통일논의의 평민당 독점을 배제키 위해 『올림픽의 북한참가문제에 대해 정부가 폐쇄적·독점적 자세로 일관해 혼란을 야기시켰다』며 정부 비판성명을 내면서도 「공동개최」등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노선 차이를 부각.

공화당도 『이런 시점에 왜 그런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시키는지 모르겠다』면서 공식논평에는 찬반 양론이 팽팽했는데 결국 김문원 대변인의 논평으로 『교섭 방법은 정부의 조정아래 야당이 유기적으로 협조하는 형식을 취해야 할 것』이라며 「정당회담」 대신 정부로의 창구 일원화라는 정부측 입장에 동조.

정부와 민정당은 올림픽 공동개최나 남북정당회담을 주장하는 김대중 총재의 저의를 당리를 바탕으로 한 정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같은 논의 자체가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일부의 통일논의와 궤를 같이 한다는 점 등에서 바싹 경계심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효과적으로 잘 대응하면 3김의 단합에 금이 가게 할 수도 있고 김대중 총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보면서 나아가 여소 야대의 새 구도가 마련되면서부터 밀려온 실지를 만회할 계기로 보고 있는 듯하다.

김 총재가 다룬 「품목」이 매우 예민한 문제여서 전체 여론의 호응을 부르기보다 외면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민정당측 인사들은 김 총재의 잇단 관련 발언에 『학생들의 통일논의에 야합하여 그들을 자신의 정치 세력화하려 한다』 『급진파들을 등에 업고 정국의 주도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영입한 새 세력의 강경 목소리를 소화하려다 보니 튀어나온 실착』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올림픽 공동개최는 물론 「명칭에 평양도 함께 넣자」는 것은 IOC헌장(개최권은 국가가 아닌 도시)에 어긋나는 것으로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뿐더러 분산개최 역시 IOC측의 실사결과 북측은 기본 시설과 여건이 미흡하다는 판정이 내려져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김 총재가 모를리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 개최일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북측의 용어인 「공동개최」를 들먹이는 것은 국익보다 당리를 앞세운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게 분명하며 그것은 조군 자살사건을 계기로 재야·운동권 사이에 번지는 통일논의에 야합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를 이념논쟁으로까지 연결시키자는 주장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를 「정치문제화」할 경우 공연히 통일논의나 촉발시키고 과거처럼 또 체제논쟁을 편다는 소리를 들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성명이나 발표하면서 「짚어두는」정도로 대응할 작정이다. <허남진·고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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