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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체’ 만들고 ‘대응 매뉴얼’ 짜고…대학생들도 “‘미투’ 조심”

대학에도 ‘미투’ 열풍이 거세다. 세종대에서는 유명 연극연출가인 전직 교수 A씨가 지난해 말까지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한양대는 최근 “지도교수에게 성희롱당했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대학원생과 면담하고 진상 조사에 나섰다.
 
영향은 학생회와 개별 학생들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대학 학생회들은 입학 시즌을 맞아 성폭력 방지 등 인권 교육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대부분 미리 추진해왔던 것들이지만 최근 불고 있는 전 사회적인 ‘미투’ 열풍을 의식해 성희롱 등 성폭력에 관한 내용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새터 기간 활동하는 한양대 공대 학생회의 '여성주체' 소개 내용. [사진 한양대 공대 학생회 페이스북]

새터 기간 활동하는 한양대 공대 학생회의 '여성주체' 소개 내용. [사진 한양대 공대 학생회 페이스북]

 
한양대 공대 학생회는 2월 진행된 새내기 새로 배움터(새터) 기간 ‘여성주체’라는 직책을 만들었다. ‘여성주체’라고 적힌 노란 명찰을 달고 다니는 학생들을 지정해 신입생들이 술자리 등에서 겪는 고충 등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스마트폰 메신저 등으로 상담 요청과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태림(21·여) 한양대 공대 학생회 여성주체·인권홍보 담당은 “최근 성폭력 이슈가 커지고, 한양대의 이름이 등장하는 사건들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신입생들이 미리 겁을 먹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입생들에게 ‘안심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만든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 [사진 연세대 총여학생회 페이스북]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만든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 [사진 연세대 총여학생회 페이스북]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지난 7일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학생회들에 배포했다. ‘신체 접촉이 요구되는 게임은 지양하자’‘성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술 게임은 하지 말자’‘뒤풀이에서 두 사람만 따로 나가는 것은 가급적 자제시키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와 모든 단과대 학생회들은 올해부터 ‘바람직한 새내기 새로 배움터를 위한 성균인 선언문’을 만들었다. 선언문에는 “학번·나이·성별·종교·지역 등과 관계없이 평등한 공동체를 지향해야 하며 권력에 의한 일체의 신체적·성적·정신적·언어적 폭력을 절대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강산(24) 성균관대 건축학과 학생회장은 “대학가도 카톡방을 통한 성희롱 등 성폭력 관련 문제가 워낙 많다. 학생회가 이런 것들을 예방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차원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단과대 학생회별로 “과음하지 말고, 성폭력을 예방하자”는 내용의 자치 규약을 만들고 장기자랑에 새내기를 무조건 참여시키던 문화를 없애 나가기로 했다.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는 신입생을 향한 성희롱적 발언 등을 직접 재연한 자체 영상을 지난달 만들었다. 성희롱적 발언이나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는 말과 행동들을 떠올리면서 반성하는 계기로 삼자는 취지에서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한 선배는 이렇게 말한다. “저기 새내기, 새내기는 화장 안 해요? 아니 뭐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되는데 남자 친구 사귀고 싶으면 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말하는 거예요.” 
 
송우영·정용환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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