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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룹 해체 1년…쌓인 경영 난제 풀기 어떻게?

삼성이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없애며 사실상 그룹 해체를 선언한 지 28일 1년을 맞는다. 삼성은 지난해 2월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뒤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삼성물산 등 비(非)전자 제조 계열사▶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 등 3개 소그룹 체제를 구축해 자율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그룹 이슈를 총괄하던 미전실은 물론, 그룹 사장단 회의, 그룹 단위의 대관업무가 없어지는 등 계열사 간 연결고리가 대부분 사라졌다. 삼성의 한 임원은 “예전에는 어려움을 겪는 계열사가 있으면 다른 계열사가 도와줬지만, 이제는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며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의 ‘각자도생’ 경영 체제가 자리 잡아 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삼성은 3개 소그룹 중심의 TF가 각 소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앞으로 삼성은 3개 소그룹 중심의 TF가 각 소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다만 각 소그룹 내에 설치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삼성물산 ‘EPC 경쟁력 강화 TF’, 삼성생명의 ‘금융 경쟁력 제고 TF’ 등 3개 TF가 계열사 간 업무조정, 시너지 창출 방안 마련 등의 역할을 맡는다. 옛 미전실이 갖고 있던 대관업무ㆍ홍보ㆍ지분관리 등은 하지 않지만, 소그룹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별도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만들었다. 앞으로 이들 TF를 통해 인수합병(M&A)ㆍ연구개발(R&D) 투자의 방향을 설정하고, 계열사별로 역할을 부담하는 식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펼쳐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삼성에는 이보다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경영 ‘난제’들이 쌓여 있다. 재계가 이 부회장의 석방 이후 그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다.  
 
우선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최대 현안이다. 정부는 3월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국내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달 초 지배구조 개편 우수사례 발표에선 5대 그룹 가운데 삼성만 빠졌다. 그만큼 삼성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당장 공정위는 오는 8월 말까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 전량을 팔라고 통보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계열사이기 때문에 이 지분을 제삼자에게 파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다른 계열사가 이를 매입하면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약이 있다. 결국 이 부회장이 이를 사들이거나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역시 선택하기 쉽지 않은 카드다.  
 
금융감독 당국이 내년 도입할 ‘금융계열사 통합감독’도 부담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그룹 내 계열사들의 동반 부실을 막기 위해 계열사 간 출자 지분은 '적격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적격자본에서 배제되는데, 자본 확충을 위해 삼성전자 주식 일부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 삼성생명이 내놓을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서초사옥 매각대금으로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 당국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올 하반기쯤 확정할 예정이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를 단단히 하는 것도 숙제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다양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과 여성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이사회는 그동안 미뤄뒀던 인수합병(M&A) 및 투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밖에 사회봉사단의 사회공헌 사업 재편 등을 통해 삼성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주요 과제다.  
 
하지만 직접 숙제를 풀어가야 할 이 부회장은 아직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현장이나 이사회에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모두 뜬소문에 그쳤다.  
 
삼성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 부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것 외에는 외출을 삼가고 있다. 다만 권오현ㆍ윤부근ㆍ신종균 부회장, 이인용·김기남ㆍ김현석ㆍ고동진ㆍ정현호 사장 등 최고경영자(CEO)들과는 자택서 오찬을 갖고 주요 현안과 앞으로의 경영 방향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과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삼성과 관련된 이슈가 계속 불거지면서 이 부회장이 외부 노출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분간은 회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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