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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여배우 상납·접대 당연”…세종대 학생들, 前교수 성희롱 폭로

22일 세종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폭로글 일부. [페이스북 캡처]

22일 세종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폭로글 일부. [페이스북 캡처]

 유명 연극연출가인 세종대 전직 교수 A씨가 교수 시절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지난해 말까지 총 8년 동안 이 학교 겸임교수 등으로 재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시작으로 영화예술학과 내부에서 A씨의 성희롱 발언 문제가 불거지자 이 학과 학생회는 그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학생회 관계자는 27일  “성희롱 발언을 규탄할 성명서에 담을 내용과 발표 시점을 두고 내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대 전경. [중앙포토]

세종대 전경. [중앙포토]

 폭로 글은 22일 페이스북 ‘세종대 대나무숲’에 처음 올랐다. '학생들 성희롱하듯 말하고 우리를 애인쯤, 노예쯤, 인권을 무시하는 등의 모습을 참 많이 봤다. 여자 학우들에게 섹시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뱉고, 굳이 싫은데 데려다주겠다고 그러시고. 점점 포악하게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려고 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이지 피하고 싶었다’는 내용이었다. 24일에는 관련 글이 두 차례 더 올라왔다.
 
A씨에게 수업을 들었던 학과 졸업생·재학생들에 따르면 ‘성희롱 발언’은 수업시간에 빈번하게 이뤄졌다. 졸업생 B씨는 “‘여배우는 접대 당연하다. 다 벗고 달려들 정도로 욕망 있어야 한다. 아니면 시집이나 가라’는 말을 쉽게 내뱉었다”고 말했다. 재학생 C씨는 “‘여배우가 되려면 줘야 한다’는 말에 부당함을 느껴 '모든 여배우 지망생들은 그래야 하냐'고 묻자 ‘너는 감독이 자자고 하면 안 잘거냐. 너희가 자고 싶어한다고 잘 감독은 있고’라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학생 D씨는 “‘여배우는 색기가 있어야 한다. 성상납은 당연한 거래다’라는 성희롱 발언을 수업시간에 수시로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 외 식사 자리 등에서도 문제되는 발언이 있었다고 했다. 재학생 E씨는 “‘자신이 출강한 대학교 이름을 거론하며 H대는 성적을 많이 봐서 그런지 여학생 얼굴이 못생겼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다들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학생들은 지난해 1학기 A씨의 수업을 ‘보이콧’ 했다고 한다. 이 수업은 전공선택이었다. 한 재학생은 “30명 정원이었는데 10명 안 되는 학생이 수강 신청을 했다. 학과에서 '왜 수업을 다들 안 듣냐, A씨의 성희롱 발언이 사실이냐'를 학생들에게 전화해 묻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수업은 그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 학과 교수는 “‘여학생들이 A씨를 불편해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해 9월 학생 면담 등을 했지만 그 당시엔 이유를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그런 말을 했다면 그런 것들(접대·상납 등)을 조심하라는 방면으로 얘기 했을 것이다. 나가면 그런 것들이 힘들 것이라 얘기였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정확한 입장을 말하기 위해 다시 연락 주겠다”고 했으나 수차례 연락을 시도해도 다시 통화할 수 없었다.
20일 서울예술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폭로글 일부. [페이스북 캡처]

20일 서울예술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폭로글 일부. [페이스북 캡처]

이런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움직임은 세종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일고 있다. 
20일 '서울예술대학교 대나무숲'에는 대학 오리엔테이션 때 겪었던 ‘강간몰카’ 피해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남자 선배가 여자 선배를 방으로 끌고 갔다. 욕설·비명·신음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며 ‘몰래카메라였다며 모두 웃고 떠들었다. 저에겐 끔찍하고 추잡한 트라우마가 됐다’고 남겼다. 이어 22일에도 ‘무릎 꿇고 앉혀놓고 일본 야동에 나오는 단어를 신음소리 비슷하게 내라면서 시켰다’는 내용이 담긴 폭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최근 한양대는 지도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대학원생을 면담하고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 대학원생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 계정에 지도교수와 대학강사에게 잇따라 성희롱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피해자가 강사에게 받은 피해 사실을 지도교수에게 알렸으나 이 교수마저 "목소리를 듣고 싶다""오빠라고 생각해라" 같은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건국대에서도 한 대학의 일부 교수들이 오랫동안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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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