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각목 폭행’까지 부른 대학 졸업식 ‘꽃 자리 차지 전쟁’

26일 경찰이 서울대 정문 근처 도로에서 꽃을 팔고 있는 상인을 제지하고 있다. 정용환 기자

26일 경찰이 서울대 정문 근처 도로에서 꽃을 팔고 있는 상인을 제지하고 있다. 정용환 기자

 
26일 오전 10시쯤 서울 관악구의 서울대 정문 앞 도로변에서 각목까지 동원된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열리는 졸업식에 꽃을 팔러 온 상인들끼리 싸움이 붙은 것이다.  
 
차에 탄 방문객들을 상대로 도로까지 나가 꽃을 팔던 A씨는 “인도로 올라가라”는 경찰의 제지에 근처 인도 변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이미 그곳에서 꽃을 팔던 B씨와 시비가 붙었고, 흥분한 B씨는 근처에 있던 각목으로 A씨의 머리와 허벅지 등을 때렸다. A씨 역시 B씨를 가격하면서 이들은 쌍방 폭행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폭행까지 부르는 대학 졸업식의 ‘꽃 팔기 전쟁’은 해마다 반복된다. 대부분 자리싸움이다. 꽃의 품질과 가격이 거의 비슷해 눈에 잘 띄는 ‘입지’가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서울대 정문 근처에 한 상인이 자신의 자리를 표시해 놨다. 대학마다 길게는 졸업식 한 달 전부터 이런 '영역 표시'를 하는 상인들을 볼 수 있다. 정용환 기자

서울대 정문 근처에 한 상인이 자신의 자리를 표시해 놨다. 대학마다 길게는 졸업식 한 달 전부터 이런 '영역 표시'를 하는 상인들을 볼 수 있다. 정용환 기자

 
이들의 ‘자리싸움’은 길게는 졸업식 한 달 전부터 시작된다. 서울 서대문구의 이화여대 근처에는 졸업식 한참 전부터 ‘꽃’ 팻말과 쇠사슬 등을 나무나 전봇대에 걸어놓는 상인들을 볼 수 있다. ‘졸업식 날 내가 꽃을 팔 자리니 침범하지 말라’는 일종의 ‘영역 표시’다.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역을 침범하면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에 보통 상인들은 이런 표시가 된 곳은 침범하지 않는다고 한다. 
 
26일 졸업식이 열린 서울대 체육관 입구 근처에서 꽃을 팔던 김모씨는 “오늘 아침 6시에 와서 자리를 맡았다. 더 좋은 자리는 한 달 전부터 와서 자리를 표시해두는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자리면 꽃을 제값보다 더 받고 팔기도 하고, 자리가 나쁘면 원가 이하에 처분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26일 서울대 졸업식에 온 사람들이 꽃다발을 구경하고 있다. 송우영 기자

26일 서울대 졸업식에 온 사람들이 꽃다발을 구경하고 있다. 송우영 기자

 
자리싸움에서 밀린 상인들을 울상이다. 최근에는 대목을 노리고 오는 상인들이 너무 많아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날 서울대 안에서 꽃다발을 들고 돌아다니며 팔던 한모(64)씨 부부는 “원래 사범대 주변에 자리를 잡았는데 너무 안 팔려서 미칠 지경이다.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힘들지만 준비해온 게 생화라서 어쩔 수 없이 최대한 팔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혜경(53·여)씨는 “앞으론 대학 졸업식에 오지 않을 거다. 자리가 안 좋아서인지 꽃을 거의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우영·정용환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