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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도공 손실 4370억원, 고속도 출퇴근 할인 없애나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 승용차는 최대 50% 할인을 받는다. [중앙포토]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 승용차는 최대 50% 할인을 받는다. [중앙포토]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도입한 '출퇴근 시간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제도' 탓에 지난 10년간 한국도로공사가 입은 손실이 4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이 제도가 정부가 추진해 온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은 데다 막대한 손실 규모까지 확인되면서 관련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주승용(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고속도로 출퇴근 통행료 할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도 도입 첫해인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할인 혜택을 받은 차량은 모두 14억 13000만대, 할인금액은 4370억원이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출퇴근 할인은 도공이 관리하는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에서 진·출입요금소 간 거리를 기준으로 20㎞ 미만의 구간을 운행한 1~3종(승용차,승합차, 10톤 미만 화물차) 차량의 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오전 5시~오전 7시까지, 오후 8시~오후 10시까지는 50%를 할인해주고 오전 7시~오전 9시, 오후 6시~오후 8시까지는 20%를 깎아준다. 수도권의 경우 판교, 분당 등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통근하는 차량이 주로 혜택을 보고 있다.  
 
 애초 이 제도는 “통행료 등 7대 서민 생활비를 30% 줄이겠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2008년 5월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추진 단계에서부터 비판이 적지 않았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활성화에 애써온 정부 정책에 위배되는 데다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 이용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한발 물러서서 승용차의 경우 3명 이상 탑승했을 때만 할인이 가능토록 규정을 바꿨다. 그러나 탑승 인원 확인이 어렵고, 교통체증을 더 부추긴다는 이유로 2011년 말에 '3명 이상 탑승' 규정을 폐지하고 할인대상도 1~3종 차량 전체로 확대했다. 
 
 이후 할인금액도 급격히 늘어나 2013년 한해 500억원을 넘어섰고, 2016년에는 600억원을 돌파했다. 할인에 따른 손실은 도공이 떠안고 있다. 도공 관계자는 "할인대상이 확대된 데다 2012년에 통행료가 인상되면서 할인 규모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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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관련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금의 출퇴근 시간대 할인제도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이 내는 세금으로 자가용 운전자들의 통행료를 깎아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손실액을 도공에 그대로 전가하는 것 역시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박사는 "선진국에서는 우리와 달리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 오히려 요금을 더 높여 통행량을 분산·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도 할인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관료는 "장애인, 국가유공자, 경차, 수소차 할인 등은 국가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 배려나 미래산업 육성 등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출퇴근 통행료 할인은 전혀 성격이 다르다"며 "불합리한 제도를 고쳐서 도공의 재정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미 10년간 시행해온 제도를 폐지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아온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돼 재정비나 폐지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거란 우려도 나온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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