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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동료 검사가 무섭다”…전방위 ‘내부 수사’에 검찰 술렁

 “동료 검사가 무섭다.”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이 글에는 “동감한다”, “나도 두렵다”는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검사들이 집단으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방위적 ‘검사 수사’에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26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박철완(45·사법연수원 33기) 부산지검 검사는 지난 22일 검찰 내부게시판에 “동료 검사가 무섭게 느껴지는 날”이라는 글을 올렸다. 부산지검 소속 검사 2명이 압수수색을 당한 날이었다. 같은 날 다른 지청의 검사 2명은 수사기밀 누설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박 검사는 “비례 원칙이 절차의 각 단계에서 지켜지기를, 또 지키기를 소원한다”며 “동료 검사들이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만, 그리고 그 행위 정도에 상응해서만 책임을 지기를 소원한다”고 적었다. 여러 의혹사건에 연루돼 수사대상이 된 검사들이 잘못한 만큼만 수사받고, 처벌받아야 하는데 지금 수사 전개 방식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박 검사는 “동료들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그동안 한국의 검사들에 대해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동료들이 실질적 법치주의의 정신에 따라 일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그 상황을 접할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마저 희망한다”고 썼다.
 
주말을 지나면서 그의 글에는 지지 댓글이 20개 가까이 달렸다.  
검사들은 실명으로 “슬픔을 넘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느껴진다”, “저지른 잘못의 대가만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무리에서 가장 약한 존재를 잡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탄원서를 제출했다” 등의 댓글도 있다.  
대검찰청 앞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 앞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검찰의 ‘대(對) 전·현직 검사’ 수사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현재 검찰 조직 내부를 겨눈 수사는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및 인사개입 의혹 사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사건, 최인호 변호사의 법조 로비 의혹 사건 등이다.
 
서울동부지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 13일 법무부 검찰국을, 22일에는 부산지검 이모 부장검사와 신모 검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 사건과 별도로 검찰 내부의 성범죄 사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부하 여성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소속 김모 부장검사를 사무실에서 긴급체포했고, 이후 구속기소했다. 조사단은 이메일 등을 통해 검찰 내부의 성범죄 제보를 계속해 받을 방침이어서 관련 수사가 검찰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의 행보는 더 급박하다. 수사단은 21일 서울고검과 서울남부지검, 인천지검, 춘천지검을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최종원 전 춘천지검장(현 서울남부지검장)을 비롯해 수사에 관여한 검사 6명의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았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김수남 전 총장이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검찰은 김 전 총장의 비위가 있었는지도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추행 조사단 법무부 검찰국 압수수색 [연합뉴스]

성추행 조사단 법무부 검찰국 압수수색 [연합뉴스]

검찰 고위 인사의 연루 가능성이 불거진 또 다른 사건도 수사가 한창이다. 최인호(57ㆍ구속기소) 변호사가 고소인이거나 피의자였던 사건의 수사 정보가 검찰 내부에서 유출된 단서가 드러나면서 서울고검 감찰부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부산지검 서부지청 추모 검사와 춘천지검 최모 검사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법원이 24일 도주나 증거인멸 가능성이 적다며 영장청구를 기각했지만 검찰은 두 검사의 수사정보 유출 혐의에 ‘윗선’의 개입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지속하기로 했다.  
 
익명을 원한 한 부장검사급 인사는 “지난해 윤갑근 특별수사팀이 ‘우병우 수사’에 실패하고 사직, 좌천 등 공중분해됐다”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 역시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수사팀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어, 위기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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