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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화 벗고 3단 변신 꿈꾸는 박승희 “디자이너 될래요”

올림픽 빙상 두 종목에 출전한 박승희가 평창 마스코트 수호랑을 들고 패션디자이너로 변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진영 기자]

올림픽 빙상 두 종목에 출전한 박승희가 평창 마스코트 수호랑을 들고 패션디자이너로 변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진영 기자]

16위. 박승희(26·스포츠토토)가 지난 14일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거둔 성적이다. 메달이 없어도 사람들은 박승희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이었던 그가 새로운 종목에 도전한 결과라서다. 올림픽 폐막에 앞서 그를 스폰서인 VISA 하우스(홍보관)에서 만났다.
 
박승희는 1000m 레이스를 끝낸 직후 눈물을 쏟았다. 관중석에 있던 어머니 이옥경씨 얼굴을 본 순간 눈물샘이 터져버렸다. 그는 “엄마, 언니(박승주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등 가족들이 응원하러 왔다. 엄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도 않는데 가슴이 벅차서 눈물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경기 직후 인터뷰실에서 또 한 번 눈물을 터트렸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친구 노진규가 생각나서였다. 쇼트트랙 대표 노진규는 골육종 때문에 2014 소치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고, 2년 뒤 세상을 떠났다. 박승희는 “진규가 하늘에서 많이 응원해 준 것 같다”고 했다.
 
소치올림픽에서 박승희는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땄다. 그런 그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 “쇼트트랙이 싫어졌다. 그만하고 싶다”며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 전향을 선언했다. 그는 여자 500m 결승에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 걸려 넘어지며 금메달을 놓쳤다. 그는 “쇼트트랙은 팀 동료들과도 싸워야 해 힘들었다. 관심은 감사한데 부담을 견디기 힘들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은퇴하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박승희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평창올림픽이었다. 그는 “소치올림픽 때 언니, 저, 동생까지 함께 국가대표가 됐고, 제일 행복했다. 그래서 평창도 동생과 같이 가고 싶었다. 어릴 때 했던 스피드스케이팅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전향을 결정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대표선발전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멘털이 강한 편이라 생각했는데도 4년간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꾼다. 4년 전으로 돌아가도 지금과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옷맵시를 뽐내는 박승희. [박승희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서 옷맵시를 뽐내는 박승희. [박승희 인스타그램]

박승희는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겨달라”는 요청에 스피드 1000m에서 16위를 한 평창 대회와 쇼트트랙 2관왕을 한 소치 대회에 똑같은 90점을 줬다. 메달을 따지 못한 올림픽과 금메달 2개를 딴 대회를 똑같은 이유가 뭘까. 그는 “솔직히 아쉬웠는데, 부상 때문이다. 올림픽 한 달 전 코너를 돌다가 크게 다쳤다. 잘 탔는데 이상하게 다치게 됐다. 핑계로 들릴까봐 말은 안 했지만 다리가 부러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종아리에 멍이 크게 들어 엄마가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한 번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친 박승희는 이제 두 번째 변신에 나선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에 도전한다. 그는 틈날 때마다 패션쇼를 보러 갔고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옷맵시도 뽐냈다. 그는 “초등학교 때 꿈이 디자이너였다. 어찌하다보니 운동선수가 됐지만 디자이너에 관심이 많았다. 혼자 옷을 만들어보기도 했고. 올림픽 전에 개인 교습도 받았는데 운동에 집중하려 잠시 미뤘다”며 “여행을 다니며 좀 쉬었다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승희는 후배들이 잘 따라 지도자감이란 말도 많이 듣는다. 병영체험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매력을 발산해 ‘군인 체질’이란 찬사도 받았다. 하지는 정작 그는 “코치는 생각도 안 해봤다. 군인도 운동선수 생활과 비슷해 싫다”고 난색을 표했다.
2014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만난 박세영, 박승주, 어머니 이옥경씨, 박승희

2014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만난 박세영, 박승주, 어머니 이옥경씨, 박승희

 
박승희의 삼남매 중 국가대표는 이제 막내 박세영뿐이다. 박세영은 평창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5위에 그쳐 4위까지인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다. 박승희는 “동생 선발전은 항상 보러 갔는데 이번에는 못 갔다. 그래서일까. 동생이 떨어진 게 내 잘못 같다”며 “이제는 운동을 안 하니까 코치처럼 많이 도울 생각이다. 동생이 무뚝뚝한 편이지만 내 말은 잘 듣는다. 4년 뒤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가족 대표로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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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