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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경제 용어] 양허

양허(concession)란 국제통상에서 나라끼리 맺은 일종의 ‘신사협정’이다. 무조건 힘의 논리를 따르는 대신. 서로 장벽을 낮추고 교류를 원활히 하겠다는 약속을 미리 해두는 셈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무역 협정은 다양한 양허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경우 신규 가입국은 가입과 동시에 나머지 회원국에 대한 포괄적인 양허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상품 무역에 있어 양허는 관세와 직결된다. 양허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미리 정하고 그 이상의 관세 또는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뜻한다. 상품이 아닌 서비스의 경우에는 특정 업종을 개방하기로 약속하는 것이 대표적인 양허다. 2011년 발효된 한·미 FTA에 따라 한국과 미국은 금융서비스에 대한 양허를 했다. 양국은 금융투자 등 자본 거래에 있어 협정 체결 시점 이상의 개방 수준을 상호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양허가 무조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을 결정하자 “보상 논의를 위해 미국에 양자협의를 즉시 요청할 예정이며 적절한 보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양허정지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허정지는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이다. 한·미 간 사전에 맺은 약속(양허)을 중단하고, 미국산 수입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율을 적용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도다.
 
다만 양허정지를 통한 보복관세 부과까지는 3~4년이 넘는 긴 기간이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다. 2013년 2월 미국이 삼성·LG가 만든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한 사건을 살펴보자. 한국 정부가 WTO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은 건 3년 7개월이 지난 2016년 9월이다. 하지만 미국은 그로부터 15개월이 더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한국은 지난달 WTO에 7억1100만 달러(약 7600억원) 규모의 대미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신청했다. 신정훈 산업부 통상법무과장은 “양허정지를 할 때는 제소국이 달성 가능하다고 본 무역수출액을 피해액으로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 반발을 고려할 때 WTO 추가 조정을 거쳐 실제 보복관세 적용까지 수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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