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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모든 참가자가 이익 나누는 플랫폼”

김서준 해시드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지난 400년간 이어져 온 주식회사 모델이 지금도 정말 최선일까요?”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펀드 ‘해시드’의 김서준(34·사진) 대표가 되물었다. IT 기업 창업자에서 왜 블록체인 투자펀드 대표가 됐냐고, 블록체인을 왜 그렇게 강하게 확신하냐고 물은 말에 돌아온 답이었다.
 
지난해 설립된 해시드는 크립토펀드(crypto fund)다. 주로 암호화폐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이더리움·퀀텀·EOS·카이버네트워크·오미세고 등 글로벌 프로젝트 30여 곳에 투자했다. 그동안 김 대표가 샌프란시스코·싱가포르·호찌민·선전·칸쿤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쌓은 결과다. 지난달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그는 POSTECH에서 공부를 마치고 줄곧 IT 업계에서 일했다. 2012년 인공지능 수학교육 플랫폼 노리(KnowRe)를 공동창업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사업을 키웠다. 그러다 2년 전 이더리움 재단을 접했다. ‘단순한 기술기업은 아니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블록체인을 공부했다. 확신이 선 그는 국내외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에 엔젤투자(극초기 투자)하며 벌어둔 종잣돈까지 모아 이더리움을 샀다. 김 대표는 “지금 그 이더리움으로 세상을 바꿀 블록체인 기업들을 육성하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큰이 만들어가는 경제, 즉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가 기존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주식회사는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적이다 보니 (보유 주식은 없지만) 기업의 성장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보와 기술을 쥔 은행·포털·통신사 같은 중재자들이 주식회사 모델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생태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블록체인에 빠져든 데도 그런 회의 때문이다. 김 대표는 “IT 기업 창업자라면 구글·아마존·페이스북·우버 같은 정점의 회사들을 동경하게 된다”며 “그런데 너무 커져서 오히려 사회에 위협이 된 그 기업들을 지향한다는 게 찜찜했다”고 말했다.
 
‘공유경제’에도 그는 고개를 저었다. “우버의 기업가치가 수십조원이 되었다고 해서 우버 택시기사의 삶이 달라졌느냐”고 물었다. 우버 지분을 가진 벤처캐피털이나 주요 경영진은 갑부가 됐지만, 초창기부터 우버를 사용했던 승객이나 운전기사들은 아무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열기가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게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부터 이더리움재단 설립자 비탈릭 부테린을 비롯해 전 세계 유명 블록체인 재단과 창업자를 서울로 초청해 국내 개발자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그는 “블록체인의 본질을 이해하는 개발자들이 많아야 블록체인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창업팀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취지로 해시드는 국내외 창업팀들을 육성하고 있다. 국내에선 다양한 블록체인들을 연결해주는 아이콘(ICON) 개발사인 더루프, 개인 중심의 의료정보 플랫폼 메디블록 등을 돕고 있다.
 
김 대표는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질 땐 항상 과열된 에너지가 있었다”며 “닷컴버블 때 인터넷 기업들에 과잉투자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때 투자한 에너지가 페이팔과 구글 같은 기업을 만들어낸 것처럼 지금의 열기를 우리가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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