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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쌀에 퀴노아 섞어 지은 밥, 혈관 건강 지키는 만점 영양식

수퍼 곡물 퀴노아 
 
‘곡물의 어머니’ ‘신으로부터의 선물’ ‘안데스의 황금 곡물’…. 퀴노아에 따라붙는 다양한 수식어다. 그도 그럴 것이 퀴노아에는 필수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어 ‘완전식품’으로 통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혈액독’으로 불리는 호모시스테인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베타인이 풍부해 천연 해독제 역할을 한다. 수퍼 곡물 퀴노아의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기원전 5000년께 남아메리카 안데스 지역의 고대 잉카 문명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퀴노아. 고대 잉카인은 퀴노아를 ‘곡물의 어머니’라 부르며 신이 내린 선물로 신성하게 여겼다. 해발 4000m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고대 잉카인의 주식이자 단백질 공급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퀴노아를 흰쌀이나 잡곡에 섞어 밥을 지으면 영양 성분은 배가 된다. 최근 퀴노아의 풍부한 영양이 재조명되면서 쌀 다음가는 주요 식량인 동시에 쌀을 대체할 식량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양소 골고루 든 완전식품
퀴노아가 ‘수퍼푸드’ ‘수퍼 곡물’로 주목 받는 이유는 양질의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다. 탄수화물·단백질·지질·비타민·무기질 등 5대 영양소를 비롯해 총 58종의 영양 성분이 들어 있다. 베타인이 풍부하고 곡류 중에서도 칼륨·비타민E·라이신 함유량이 높은 편이다. 또 식물성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영양학적 가치가 뛰어난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세계 주요 기관이 퀴노아의 가치에 주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퀴노아의 영양·식물학적 중요성을 알리고자 2013년을 ‘퀴노아의 해’로 지정한 바 있다. 유엔은 세계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빈곤을 줄일 수 있는 영양 식품으로 퀴노아를 추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 식량을 대체할 식품으로 퀴노아를 검토 중이다.
 
퀴노아의 풍부한 영양 성분 중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영양소는 ‘베타인’이다. 퀴노아는 미 농무부(USDA)에 등재된 전체 식품 2040여 개 중 베타인 함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베타인이 풍부하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베타인은 혈관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한다.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호모시스테인이 발생하는데 이는 대사 과정을 거쳐 메티오닌 또는 시스테인으로 전환된다. 이때 베타인, 엽산, 비타민 B6·B12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면 호모시스테인이 체내 대사를 통해 원활하게 제거되지 않고 혈액 내에 쌓이게 된다. 축적된 호모시스테인은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혈전을 만들어 심장·뇌 등으로 가는 주요 혈관을 막는다. 이는 동맥경화·심근경색·협심증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비롯해 뇌 기능 저하로 인한 기억력 감퇴, 치매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호모시스테인이 ‘혈액독’으로 불리는 이유다.
 
베타인은 호모시스테인의 체내 축적을 막고 혈중 호모시스테인의 농도가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2002년 ‘임상역학저널’ 연구에 따르면 혈액 속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상태의 고(高)호모시스테인혈증 환자는 정상인보다 관상동맥 질환 발병 위험률이 1.7배, 고혈압은 2.5배, 말초동맥 질환은 6.8배 증가했다. 혈중 호모시스테인이 5umol/L 증가하면 혈중 총콜레스테롤이 20mg/dL 증가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맛·식감 다른 세 가지 색상
혈중 베타인의 농도가 낮으면 혈관 내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1년 과학저널 ‘플로스원’에 실린 논문에서는 급성 협심증으로 4개월 이상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531명을 대상으로 혈중 베타인 농도와 지질 수치 등을 검사했다. 그 결과, 혈중 베타인 농도가 낮을수록 좋은 콜레스테롤을 제외한 각종 나쁜 지방이 모두 포함된 ‘non-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베타인의 농도가 상승할수록 체질량지수(BMI)와 non-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유의적으로 낮아졌다.

 
이처럼 퀴노아에 풍부한 베타인은 혈액독인 호모시스테인의 축적을 막아 심혈관계 질환, 치매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근육량을 늘려주고 근력·지구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세포복제 활성화, 기억력 개선, 간 기능 개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퀴노아의 영양소 함유량은 쌀과 비교하면 단백질은 2배, 칼륨은 6배, 칼슘은 7배, 철은 20배에 달한다. 흰쌀밥에 퀴노아를 섞어 먹으면 식이섬유·단백질·엽산·콜린·베타인·망간·셀레늄 등이 보충돼 영양가 높은 식사를 할 수 있다. 나트륨이 적어 고혈압 환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포만감이 높아 비만·고지혈증 환자에게 좋다. 당뇨 환자의 혈당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퀴노아의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려면 어떻게 먹는 게 좋을까. 퀴노아는 색상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레시피에 맞는 종류를 선택하면 된다. 화이트 퀴노아는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품종으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레드 퀴노아는 익혀도 모양이 뭉개지지 않고 식감이 쫄깃해 샐러드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블랙 퀴노아는 식감이 거칠어 씹는 맛이 좋고 맛도 달다.
 
흰쌀과 섞어 밥을 지을 때는 4인 기준으로 퀴노아 두 스푼(30g)가량을 넣으면 적당하다. 쌀과 퀴노아는 따로 씻어주는 게 좋다. 쌀과 퀴노아를 함께 씻으면 퀴노아가 가벼워 물에 떠내려 갈 수 있어서다. 시중에 볶은 상태로 판매하는 퀴노아는 고온에서 열을 가해 볶아 대부분의 영양 성분이 파괴된 상태다.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려면 볶지 않은 원물 그대로의 퀴노아를 구입하길 권한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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