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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부드럽게, 맛있게… 조리법 바꾸니 시니어의 식사가 즐겁다

먹기 편한 실버푸드
김숙자(65·가명)씨는 음식을 먹을 때면 사레가 들고, 특히 돼지고기는 소화가 잘 되지 않아 피한 지 오래다. 물을 마실 땐 목에 걸리는 느낌이 들면서 계속 콜록거렸다. 김씨의 남편 박덕훈(70·가명)씨는 잇몸이 내려앉고 치아가 흔들리면서 당근 하나도 제대로 씹지 못한다. 그런데 최근 실버푸드레시피로 조리법을 바꾸면서 돼지고기·당근을 부드러우면서도 맛있게 즐기고 있다. 먹는 즐거움이 생기면서 삶에 활력도 생겼다. 겉도 속도 젊은 시니어의 특별한 음식 ‘실버푸드’가 뜨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0명 가운데 14명이 65세 이상이다.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다.고령화사회(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걸린 기간은 고작 17년. 프랑스(115년)·스웨덴(85년)·미국(71년)·영국(47년)뿐 아니라 장수 국가인 일본(24년)보다도 빠른 편이다. 2025년엔 국민 5명 가운데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기대수명이 90세를 넘어서는 국가로 한국을 꼽았고, 영국의 BBC방송은 우리나라가 세계 5대 장수 국가에 포함된다고 했다. 미국 연방센서스국이 발표한 ‘고령화 세계 2015’에 따르면 2050년엔 우리나라의 65세 인구가 전체의 35.9%로 세계에서 일본(40.1%) 다음으로 고령자 비율이 높은 나라에 오를 전망이다. 싱글 시니어(혼자 사는 노인)도 증가하면서 스스로 먹거리를 구매하고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늘었다. 실버푸드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편식으로 영양 불균형 초래
초고추장 한돈 샐러드

초고추장 한돈 샐러드

 
실버푸드는 씹거나 삼키는 능력이 떨어지는 시니어를 위해 만든 식품이다. 고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이아리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음식을 잘게 씹는 ‘구강’, 음식을 식도로 넘기는 ‘인두’, 음식을 소화기관으로 내려보내는 ‘식도’ 기능이 약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음식물이 구강에서 인두로 넘어올 때 ‘후두덮개’라는 뚜껑이 기도를 막고 식도를 열어준다. 노화로 인해 인두·식도 근육이 약해지면 음식물이 들어올 때 후두덮개가 기도를 헐겁게 덮는다. 이 경우 음식물 일부가 식도가 아닌 기도·폐로 들어가면서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식도 근육이 노화된 상태에서 질긴 음식을 먹거나 음식을 충분히 씹지 않고 삼키면 사레에 잘 들린다. 이처럼 입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일, 삼키기 좋게 음식을 씹는 일, 음식이 식도를 통과해 위 입구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상태를 ‘삼킴(또는 연하)곤란’ 또는 ‘삼킴장애’라고 한다. 이아리 교수는 “삼킴곤란 환자는 물론 저작·삼킴·소화 기능이 떨어진 시니어는 돼지고기나 당근처럼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피하게 돼 점차 영양 불균형 상태를 초래하기 쉽다”며 “식감은 부드러우면서 점도가 어느 정도 흐트러지는 실버푸드가 도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선 실버푸드에 대한 법적 규격이 없다. 현재 실버푸드는 고령친화식품·연화식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실버식품 시장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일본에선 실버푸드가 ‘스마일 케어식’으로 불린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실버푸드 중 가공식품 시장은 지난해 1480억 엔(약 1조48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유동식(49%), 저작곤란자식(15%), 연하식(12%) 순으로 많이 팔렸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쉽게 씹을 수 있는 식품’ ‘잇몸으로 부술 수 있는 식품’ ‘혀로 으깰 수 있는 식품’ ‘씹지 않아도 삼킬 수 있는 식품’의 4단계로 스마일 케어식을 관리한다.
 
우리나라도 실버푸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소비·여가 생활을 즐기는 50~60대인 ‘액티브 시니어’가 많아지면서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6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실버푸드 시장은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 규모로 54.8% 성장했다. 여기엔 건강기능식품, 특수용도식품, 두부·묵류, 전통·발효식품, 인삼·홍삼 제품을 포함했다. 최근 농식품부는 향후 식품 포장지에 식품의 단단한 정도를 ‘치아 섭취’ ‘잇몸 섭취’ ‘혀로 섭취’의 3단계로 표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한 돼지고기·멸치 식품
 
식품업계도 실버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풀무원 푸드머스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실버푸드 전문브랜드 ‘소프트 메이드’를 론칭했다. 일본의 스마일 케어식 시장을 벤치마킹하면서 한국의 식문화를 접목해 ‘부드러운 족발 고기 편(片)’ ‘더 부드러운 멸치’ 등 고령자 맞춤형 상품과 식자재를 전국 600여 요양원 및 급식시설에 납품하고 있다. 풀무원 헬스앤케어영업부 박재훈 부장은 “향후 시장 반응을 보고 소비자를 위한 기업과 소비자 간(B2C)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일유업과 신세계푸드 외식 브랜드 올반은 연내 각각 실버푸드 B2C 제품과 메뉴를 출시할 예정이다. 식초 시장에서 현미를 발효해 만든 흑초는 주소비자층이 시니어 세대다. 샘표식품의 건강 브랜드 ‘백년동안’이 2009년 내놓은 ‘순(純)발효흑초 원액’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3년보다 30%가 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마시는 형태의 식초음료 시장이 2013년 750억원에서 지난해 370억원까지 축소된 것과 대비된다.
 
삼킴 기능이 떨어진 경우 물이나 국물류가 기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점도를 어느 정도 높이면 이를 막을 수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2010년 ‘뉴케어 토로미 퍼펙트’라는 점도증진제를 내놨다. 음식에 넣고 숟갈로 30초 정도 빠르게 저으면 점도가 생긴다.
 
삼킴 기능이 떨어진 시니어에게 돼지고기 같은 질긴 식품은 그간 ‘그림의 떡’이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대한영양사협회와 함께 돼지고기를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그린푸드·아워홈·CJ프레시웨이·정식품 등 식품기업들이 실버푸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돈 등심 스테이크

한돈 등심 스테이크

재료 한돈 등심 200g, 브로콜리 60g, 감자 160g, 양송이버섯 80g, 체리토마토 60g, 식용유 8g, 데미그라스 사과소스 40g
만드는 법 
1. 브로콜리를 4등분한 뒤 끓는 물에데쳐내고 감자는 2.5X2.5X5㎝ 크기로 썬 다음 가장자리를 다듬어 깎아 삶는다. 
2. 팬에 식용유를 두른 후 ①의 감자를 넣어 갈색이 날 때까지 익힌다. 
3. 양송이버섯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소금·후추로 간을 해 볶는다. 
4.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른 후 강한 불로 한돈 수비드 등심을 앞뒤로 굽는다.
5. 접시에 ④의 등심을 담고 감자·브로콜리·양송이버섯·체리토마토를 예쁘게 담는다. 
6. 데미그라스 사과소스를 곁들인다.
 
 
양배추 두부찜

양배추 두부찜

 
재료 양배추 200g, 두부 3분의 1모, 새우·당근 20g씩, 마른 표고버섯 2개, 부추 10g,들기름 1큰술, 구운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양배추는 밑동을 자르고 한 잎씩 떼어 끓는 물에 넣고 살짝 데친 다음 체에 담아 물기를 빼고 식힌다. 
2. 두부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다음 볼에 담아 주걱으로 곱게 으깨어 면포에 넣고 물기를 꼭 짠다.
3. 새우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식힌 후 곱게 다지고 당근은 껍질을 벗겨 곱게 다진다. 
4. 표고버섯은 미지근한 물에 불린 후 곱게 다지고 부추는 밑동을 잘라내고 씻어 잘게 썬다. 
5. 볼에 두부·새우·당근·표고버섯·부추를 담고 소금과 들기름을 넣어 고루 버무려 소를 만든다. 
6. 양배추를 한 장씩 펼치고 소를 소복하게 얹은 뒤 돌돌 말아 김이 오른 찜기에 10분 정도 찐 다음 비스듬하게 반으로 자른다.
 
글=정심교 기자(simkyo@joongang.co.kr), 
사진=대한영양사협회,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힐리언스선마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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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