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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트럼프 "매우 거친 2단계” 평창이후 첫 군사옵션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공화당 정치후원단체 보수 정치후원위원회(CPAC) 연설에서 "북한에 역대 가장 무거운(heaviest) 제재를 했다"며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공화당 정치후원단체 보수 정치후원위원회(CPAC) 연설에서 "북한에 역대 가장 무거운(heaviest) 제재를 했다"며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역대 최대규모 대북 제재를 발표한 뒤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매우 거친 2단계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남북대화 국면이 조성된 이후론 처음 나온 군사옵션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재무부가 북한 석탄ㆍ석유 등 해상 밀수에 연루된 선박 28척을 포함한 56곳을 무더기 제재한 뒤 나왔다. 이날 오후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정확히 그 카드를 사용할지 모르겠다. 두고 봐야 한다”며 “(이번) 제재가 효과가 없다면 우리는 2단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단계는 아마 매우 거친 것일 수 있으며, 세계에 매우 불행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제재가 효과가 있길 바라며 우리는 전 세계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가 합의를 만들 수 있다면 굉장한 일이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뭔가는 일어나야 한다. 지켜보자”고 거듭 반복했다. 최대한 제재ㆍ압박이 북한을 완전한 비핵화 합의로 이끌지 못하면 2단계, 군사옵션 사용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옵션 관련 발언은 1월 2일 트윗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의 ‘핵 단추’에 “내 핵 버튼이 훨씬 크고 강력하며 작동도 한다”고 한 뒤론 처음이다. 북한의 올림픽참가와 관련 남북대화 국면이 열린 뒤론 수위를 자제했다.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언론의 제한적 군사공격 옵션인 ‘코피전략(Bloody Nose)’ 보도를 “완전한 오보”라고 부인한 게 대표적이다. 대신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전화통화도 할 수 있다며 북ㆍ미 대화에 개방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가 올림픽이 끝나가자 장녀 이방카를 올림픽 폐막식 미국 대표로 평창에 파견한 후 사상 최대 대북 제재와 함께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지금 당장 한국처럼 아주 힘든 곳에 갈 수 있는 더 나은 대표는 우리에게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입장은 근본적으론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앞두고 있는데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게다가 북한이 김여정 특사를 보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도 북ㆍ미간 비핵화 대화를 거부한 데 대한 압박 차원으로 외교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북한이 한ㆍ미 동맹을 이간질하며 그 기회를 틈타 핵무력을 완성시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미 천안함 폭침 제재 대상(2010년 행정명령 13551호)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폐막식에 파견해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데 대한 대응 측면도 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아태평양 부차관보는 중앙일보에 “김영철 파견은 한국에 대한 계산된 모욕이자, 남남갈등을 불러일으킬 의도”라고도 지적했다.
 
존 볼턴 전 미국 유엔대사가 23일 정치전문지 힐지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면, 그 다음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캡처]

존 볼턴 전 미국 유엔대사가 23일 정치전문지 힐지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면, 그 다음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캡처]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23일 정치전문지 힐과 인터뷰에서 “미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은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하는 매일 고조되고 있다”면서 “그들이 미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추게 되면 북한의 다음 할 일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취약성은 북ㆍ미 양측의 강경발언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북한이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에서 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3일 미 재무부 제재는 단독 제재론 역대 최대 규모다. 북한 19척, 홍콩 6척, 파나마 2척 등 선박 28척, 북한ㆍ중국ㆍ대만ㆍ싱가포르 등 27개 해운사와 북한의 석탄ㆍ석유 밀수를 도운 대만 기업인 한 명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대북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트윗에서 “환영할만한 조치이긴 하지만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돕고 있는 중국 은행들을 포함하지 않아 여전히 펀치를 자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신안보센터 소장도 “북한을 뒤흔들 타격을 주기보다는 천천히, 점진적으로 압박을 증가시키려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번 제재와 별도로 미 국무부와 해안경비대가 참여해 북한의 해상 밀수에 대한 국제 감시, 경보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포함해 해상차단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미정부가 추진하는 방안은 한국ㆍ일본ㆍ호주 등 동맹국들과 함께 불법 거래 의심 선박에 대한 공해상 추적은 물론 나포 및 압류까지 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미 해안경비대를 파견하는 것까지 포함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공해상 나포가 시작되면 사실상 국제법상 해상봉쇄(Naval Blockade)에 해당하는 전쟁행위라며 북한의 반발도 예상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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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