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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시기 놓고 ‘다른 말’ 나오는 여당, 국회 주도 힘 받나

개헌을 둘러싼 국회 논의는 복잡하다. 정치 세력 간 이해관계가 다르고 주장하는 바도 제각각이다.
 
가장 뚜렷한 대척점은 개헌 시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는 입장인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의 곁다리가 돼선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 동시 개헌”입장을 밝히며 민주당에 힘을 보탰지만, 자유한국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10월 개헌 추진을 못박았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동시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동시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 동시 실시일이 하루하루 다가오는데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동시 실시를 무시한 채 ‘10월 나 홀로 플랜’만 고수하고 있다”며 “야당은 개헌 협상 제안에 조속히 답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최근 민주당 내에서 개헌 시기에 대해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의 입장이 완고한 상태에서 시기를 고집하느라 개헌 가능성 자체를 닫아버려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아직 공개적으로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은 없지만,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선 이런 얘기가 심심찮게 제기된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6월 지방선거 때 개헌하는 게 최선이지만 한국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개헌선인 3분의 2 이상의 국회의원이 동의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차라리 시기를 좀 늦추더라도 ‘반드시 개헌한다’는 합의에 이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시기를 (야당에) 양보하는 대가로 개헌을 확실하게 보장받자’는 의견이다. 이런 주장은 특히 당 내 주류인 친문재인계 밖에서 힘을 얻는 모양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개헌에 대한 공감대는 여야를 떠나 폭넓게 퍼져 있는데, 이런 동력을 살리기 위해선 시기에 좀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며 “청와대와의 관계 때문에 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이런 얘기를 못 하지만, 이런 정서가 퍼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위가 준비 중인 개헌 정부안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민주당에서 커지고 있다. 한국당이 개헌 저지선(재적 3분의 1) 이상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안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건 되려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4선 이상인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지난 20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 만찬에서도 이런 지적이 나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해찬 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개헌 관련 속도를 너무 낼 경우 되려 개헌 논의에 장애가 될 수 있다. 개헌 안 되는 게 야당 탓이라는 프레임은 개헌 논의 자체를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같은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특별한 반박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고 한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에 대한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하성 정책실장, 임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현동 기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에 대한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하성 정책실장, 임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현동 기자

 
임 실장은 만찬 이튿날인 2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개헌 정부안 준비 및 발의 시점과 관련해 “국회 의지가 분명하다면 그것도 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도 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법률에 따라 날짜를 다 지킨다고 할 때 3월 말에는 발의가 되어야 한다”면서도 “국회의 합의 수준이 높아져 국회의 의지가 분명하다면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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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