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고현정, 배우로 리턴하라

고현정이 머리를 자르니 박진희가 됐다. 여주인공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드라마 ‘리턴’ 얘기다. 최자혜 변호사를 연기하던 고현정이 분량과 캐릭터 문제로 PD와 갈등하다 하차하자 이런 ‘마법’이 일어난 것이다. 황당함은 시청자 몫이다. “가만히 있던 시청자는 무슨 죄냐”는 게 중론인데, 고현정도 비난을 예상한 듯 동료배우를 통해 쓰러져 잠든 사진과 함께 “대중들께 빚진 일 어떻게 갚을지…”라는 메모까지 흘렸다. 하지만 드라마 스태프가 극의 핵심 중 핵심인 법정씬에서 변호사역을 맡은 고씨가 대사를 외우지 않고 프롬프터에 의지했다는 증거사진까지 공개하자 ‘쉴드 불가’ 상태다. 배우로서의 최소한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최근 스타 배우들의 연극무대 귀환이 활발하다. ‘리차드 3세’의 황정민, ‘미저리’의 김상중·김승우가 현재 공연중이다. 이들의 무대를 보며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란 말을 실감했다.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 황정민은 꼽추 역할인 탓에 100분 동안 허리를 어정쩡하게 굽히고 절뚝거리며 땀으로 목욕을 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셰익스피어의 엄청난 속사포 대사까지 쳐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마치 연극을 잠시도 쉰 적 없다는 듯 자연스럽다.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얘기하며 굳이 원캐스팅으로 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특별하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한 김상중도 18년 만에 무대에 섰는데, 110분 내내 몸을 침대와 휠체어에 묶은 채 걸레 빤 구정물까지 마셔가며 흘리는 구슬땀에 진정성이 뚝뚝 묻어났다. 
 
잘나가는 배우에게 이 시점에 왜 연극을 하냐고 물으면 대답은 한결같다. “기댈 곳 없는 무대에서 발가벗겨지고 관객 앞에서 실컷 얻어맞고 싶어서”다. 그래야 방전된 연기력을 재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정민도 개막전 “정확한 딕션과 장단음 처리 등 배우만이 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 관객이 영화 그만하고 연극만 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연기를 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었다. 
 
배우란 직업은 관객을 만나는 게 일이다. TV를 통하건 스크린을 통하건, 그 너머에 누군가 보아주는 사람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일이다. 관객은 바보가 아니다. 진심으로 마주하지 않는다면 빤히 알게 돼 있다. 같은 미인대회 출신 배우 김성령은 2014년 영화 2개를 동시 개봉하며 최고 주가를 올릴 때 원맨쇼같은 노동집약적 연극 ‘미스 프랑스’에 출연했다. “20대에 열심히 안 했더니 30대에 잘 안됐다. 30대 후반부터 열심히 했더니 그때 뿌린 씨앗을 지금 거두는 듯 해 지금도 열심히 하는 중”이라던 그는 “연극은 날 것이더라. 혼자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매 순간 호흡을 맞춰야 하고, 저 끝에 계신 관객 한 분까지 배려해야 한다는 게 드라마나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준다”고 했다. 20대부터 잘나갔던 고현정이지만, 이제라도 연극 무대에 한번 서 보길 권한다. 관객 앞에 발가벗고, 배우라는 걸 증명할 필요가 있어 보여서다. 
 
 
글 유주현 객원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 SBS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