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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적인 내 작품, 진짜 자연 돋보이게 해

파크로쉬 루프톱 건물 외벽에 설치된 리처드 우즈의 작품. 강원도의 돌을 형상화했다.

파크로쉬 루프톱 건물 외벽에 설치된 리처드 우즈의 작품. 강원도의 돌을 형상화했다.

알파인스키 경기장이 마련된 강원도 정선에 고품격 웰니스 리조트를 표방하는 파크로쉬(PARK ROCHE)가 지난달 문을 열었다. 가리왕산과 두타산 사이, 옆으로 오대천이 흐르는 아늑한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설계한 건축가 류춘수가 산세와 조화를 이루는 모양새로 꾸몄다. 경쟁에 지치고 스트레스에 쪄든 현대인을 위해 요가와 명상을 위한 공간을 특화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인가가 드문 첩첩산중을 지나던 나그네가 바위 위에서 편안하게 잠을 이뤘다는 설화에 근거한 지명에서 딴 ‘숙암(宿岩)랩’은 에이스침대 수면과학연구소와 함께 투숙객의 숙면을 돕는다. 
 
더욱 특이한 점은 건축 설계 단계부터 아티스트와 협업을 꾀했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영국 작가 리처드 우즈. 2008년 청담동 MCM HAUS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익숙한 작가다. 유럽의 전통 벽지 문양을 활용한 인테리어도 유명하다. 
 
작가는 1년 반 전부터 한국을 오가며 리조트측·건축가·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함께 어떤 컨셉트로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할 것인지를 두고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주목한 것은 가리왕산에 저절로 조성된 자작나무 숲이었다. 인근에 바위가 많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리조트 로비의 바람벽은 그가 목재 판화로 찍어낸 흰색 자작나무로 빽빽한 숲을 이뤘고, 13층 루프톱 건물 벽 역시 단풍색 바위들로 아롱졌다. 수영장 바닥 역시 파랗고 푸른 바위 문양으로 감쌌다. 강원도의 자연을 리조트 안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그는 영국 중부 체셔의 시골에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 낮에는 집 짓는 일을 돕고 밤이 돼야 자신의 공부를 하고 작품 활동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나만의 예술 언어를 찾을 수 있었지요. 바로 주변의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나무 재료들이죠. 이것을 강렬한 원색으로 표현해 팝아트적인 면을 부각했어요. 낡은 집을 수리할 때는 튜더 왕조 스타일로 바꿔놓곤 하죠. 그 그래픽 디자인 랭귀지와 컨템포러리 아트는 모두 자연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는 정선으로 오면서 차 안에서 바라본 한국의 산세와 풍경도 작품으로 만들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이것을 다시 목판화로 간결하게 찍어낸 것. 그래서 리조트의 바람벽은 자작나무 숲의 흑백의 미학과 강원도 가을의 화려함이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우즈는 “원경과 근경을 병치시킨 것이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며 “상반되는 모순의 미학이 그 속에 있다”고 덧붙였다. 
 
우즈와의  컬래버레이션을 공동 기획한 이지윤 숨 프로젝트 대표는 “리처드 우즈의 스타일은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팝적으로, 동시대적으로 풀어낸 것”이라며 “그의 작품으로 인해 진짜 자연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리조트 내 204개 방마다 사진작가 박찬우의 돌 사진 5종류를 설치한 것도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이겠다는 리조트의 의지가 반영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정선 글 정형모 기자,  사진 파크로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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