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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 위축돼 2년 안에 미국 일자리 690만 개 사라져

무역전쟁 벌어진다면
미국-한국과 미국-중국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보복 공세가 유럽연합(EU)도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는 거대 경제권인 중국과 EU를 상대로 동시에 무역전쟁을 치를 태세다. 발단은 미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철강재와 알루미늄에 대한 보복관세나 수입제한 방안이다. 철강재와 알루미늄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공급 과잉 제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트럼프의 추가 관세나 수입 제한이 현실화하면 EU중국한국 등의 관련 기업이 생존의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그만큼 EU와 중국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농산물 카드를 쥐고 있다. 미국산 콩과 옥수수 수입을 제한하거나 추가 관세를 물린다. 중국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농산물 가격이 단기적일지라도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FT는 다만 “중국의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수준이 낮아 콩과 옥수수 가격이 오르는 상황을 감당할 체력이 있기는 하다”고 전했다.
 
EU는 정교한 타격 지점을 고를 수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 관료들이 이미 보복 카드 검토를 끝냈다는 소식도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주 유럽 매체들은 “미국산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잭대니얼 등 버번 위스키 수입을 제한하거나 보복관세를 물리면 효과적”이란 분석을 일제히 보도했다. 할리데이비슨은 위스콘신에서 생산된다.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자인 하원의장인 폴 라이언의 지역구다. 또 버번 위스키는 켄터키주 등에서 주로 제조된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파로 분류되는 미첼 매코널 상원 원내총무가 켄터키주 출신이다. EU 관료들이 공화당 내 소수인 트럼프파 의원의 지역구를 정교하게 타격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는 셈이다.
 
실제 트럼프가 행동에 나서면 어떻게 될까.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교역의 위축으로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3%에 못 미쳐 경기 부양에 나설 여력이 사실상 없다”고 우려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타격은 한국이나 중국, EU만이 입는 게 아니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최근 트럼프 보호무역주의가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무디스는 무역 감소,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2년 동안 일자리가 690만 개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복관세 등을 매기지 않을 때와 견줘서다. 트럼프 약속과 정반대 현상이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무역수지 균형이 아니라 “일자리를 돌려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트럼프가 행동에 나서면 미 성장률도 보복관세 직후 급격하게 낮아져 미 경제가 무역전쟁발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성장률 하락은 무역전쟁이 시작된 지 2년 뒤에나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계 금융그룹인 바클레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미국이 한국과 EU, 중국, 멕시코 제품에 관세를 20% 정도 더 물리고 비관세 장벽을 높이면 미국의 국민소득은 2.3% 정도 준다. 반면에 EU 등에선 0.5% 정도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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