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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미스터 원 “낙하산? 난 모르는 얘기라 …”

[중앙SUNDAY가 만난 사람]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용덕 회장은 ’앞으로 정부와 업계 사이의 교량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신인섭 기자

김용덕 회장은 ’앞으로 정부와 업계 사이의 교량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신인섭 기자

‘올드보이’의 화려한 귀환, 보은 낙하산 인사의 신호탄…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67·전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취임 직후부터 따라 다니던 수식어다. 그가 지난해 11월 손보업계 수장으로 선출되자 금융계에선 대선 캠프 참여 인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낙하산 인사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금감위원장이었던 그가 지난 대선 문재인 후보 캠프의 자문조직이자 최근 막후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10년의 힘 위원회’에 참여했던 경력 때문이다. 인터뷰를 거듭 고사하던 그에게 차나 한잔하자며 찾아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화제가 자연스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까지 흘러갔다.
 
오랜만에 일선에 돌아왔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33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지난 9년 동안 대학에서 국제금융론을 강의하며, 책도 2권 내면서 최근 주요 이슈에 대해 계속 공부해왔다.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KSP 사업에 참여해 미얀마·멕시코·카자흐스탄을 오가며 금융제도·부실채권정리 프로젝트 등의 자문을 맡아 나름 바쁜 시간을 보냈었다.”
 
취임 각오를 다시 밝힌다면.
“공직생활을 하면서 항상 금융산업 선진화라는 화두를 염두에 뒀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작은 벽돌 하나 쌓는 자세로 국민의 생명·안전·위험과 노후관리를 보장하는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일조할 생각이다.”
 
협회장이란 자리에 지원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잠시 머뭇거리다가) 누구라고 밝힐 순 없지만 우연찮게 제의를 받았다. 정부를 나온 지 10년이 다 된 사람이었지만 나를 영입하려는 요구가 있다는 게 반가웠다. 지난해 10월 유럽여행 도중에 3배수 후보에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뒤 2~3일 만에 단독 추천됐다. 모든 게 1주일여 만에 결정돼서 오래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금감위원장 출신이 가기엔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사람 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하다 보면 모든 게 뜻하지 않게 흘러간다. 고위 공직을 지내고 초등학교장으로 간 사람도 있지 않나.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결과로 판단해주길 바란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이런 주장에 애써 변호할 생각은 없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모르는 이야기라 ‘그렇게 보는 시각도 있구나’하고 만다.”
 
‘10년의 힘 위원회’가 최근 떠오르고 있다. 위원회 출신이란 점이 도움된 게 아니냐.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장·차관을 지낸 인사들이 참여한 모임이다. 그간 ‘진보 후보는 경제에 무능하다’는 프레임으로 공격받는 경향이 있었다. 외환위기의 성공적인 극복이나 달라진 경제지표 등을 보면 과거 10년간의 진보 정권은 결코 무능한 정부가 아니었다. 대선 과정에서 이 사실을 강조하고, 정책 전문가와 인재 풀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캠프에 들어가 대선 공약을 직접 개발한 게 아니라 경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중장기 과제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일종의 자문 역할을 맡았다.”
 
참여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새 정부의 ‘그림자 내각’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모임 공동대표인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이 한은 후임 총재 후보에 거론되고 있는데.
“전혀 모르는 이야기다. 경제 분야 위원 30여 명 정도가 만나서 토론하고 자문했던 것이 활동의 전부다. 문 대통령을 대통령 취임 이후엔 만나 본 적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은.
“청와대 경제보좌관 시절 비서실장이던 그와 자주 만났다. 한·미 FTA 막판 협상이 한창 치열할 때였다. 옆에서 본 그는 상당히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주말 북한산 등산 때도 비서진을 뿌리치고 혼자 다닐 정도로 공사 구분이 확실했다.”
 
한국 경제 이야기를 해보자. 무엇이 문제인가.
“본격적인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저성장·양극화와 일자리 문제 해결이 시급해졌다. 양적 완화 등으로 자본시장의 거품이 지나치게 커져 2~3년 후에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자문했던 사람으로 J노믹스를 평가해달라.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 소득 주도 성장론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정책의 핵심을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에 맞춘 것은 맞는 방향이라 본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공무원 수가 선진국에 비해 적다 보니 공공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작은 정부’에서 벗어나 ‘필요한 정부’가 돼야 하는데 공공부문에서 이에 맞게 적절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예전부터 논의됐던 주제다. 적정한 소비 진작을 위해 소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면 된다.”
 
문 대통령이 학자 출신 보좌진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우려가 있다.
“경제관료들이 정보를 독점했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정보원이 다양해진 만큼 유능한 민간 전문가들의 문제 해결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지 않나. 출신이 어디냐 보다는 현실 인식이 정확한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가,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문 대통령에게 직접 해주고 싶은 정책 조언이 있다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기보다는…이해당사자가 많아 세밀한 조율이 필요한 정책일수록 성공을 위해선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대국민 설득·설명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정책 입안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더 큰 자리를 맡는 게 아니냐는 질문엔 “큰 욕심 부리지 말고 순리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결국 고통으로 끝난다”란 선문답으로 끝을 맺었다. 
 
홍병기 선임기자 klaatu@joongang.co.kr 
 
김용덕은…
김용덕 회장은 국제금융통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행시 15회 출신으로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외환위기 직후 5년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국제담당 차관보를 지내며 외환정책을 담당했다.  

  
환란 극복을 위해 국제금융계를 동분서주하면서 ‘미스터 원(\)’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세계 외환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미스터 엔’으로 통했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재무관에 빗대어 외신에서 붙여준 이름이다.  
  
참여정부에서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거쳐 금융감독위원장(2007~2008)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정책 자문 조직인 ‘10년의 힘 위원회’에 참여해 금융정책 분야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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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