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통증은 아프다고 몸이 내는 소리 … 원인 놔두고 진통제 믿으면 미련

[新동의보감] 우리 몸속의 ‘알람’
등산이나 스포츠 활동을 하다 통증을 느끼면 쉬어야 한다. 건강에 좋고 즐겁다고 통증을 참고 계속 하는 건 몸을 해치는 행위다. [중앙포토]

등산이나 스포츠 활동을 하다 통증을 느끼면 쉬어야 한다. 건강에 좋고 즐겁다고 통증을 참고 계속 하는 건 몸을 해치는 행위다. [중앙포토]

지긋지긋한 통증! 통증은 몸에 나쁘고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사전적 의미로 통증이란, 조직 손상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불쾌한 감각 또는 고통스러운 느낌입니다. 몸에 상처가 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말 못하는 인체의 조직들이 뇌와 몸의 주체(사람)에게 보내는 경고 신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통증은 우리가 원치 않는 불유쾌한 경험이지만, 삶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감각입니다. 배가 아프다는 건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고, 팔다리가 아프다는 것은 그 기관이 쉬고 싶다고 몸이 내보내는 신호입니다. 만약 이러한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건강이 악화되어도 병원을 찾지 않을 것이고, 아픈 부위를 느끼지 못해 병은 점점 더 깊어져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습니다.
 
통증은 몸의 이상상태를 알려주고, 작은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경고해 주는 일종의 알람 시스템입니다. 첨단 경보장치라 해도 오작동으로 알람이 울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끔 오작동 한다고 해서 아예 작동하지 못하게 전원을 꺼 버린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기겠지요.
 
 
통증 안 느껴진다고 사라진 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진통제를 복용한 후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상처가 나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진통제는 치료약이 아닙니다. 자꾸 상처가 낫지 않고 통증이 계속 느껴진다면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인데, 이 센서를 진통제로 감춰 버리거나 센서의 정상작동을 방해한다면 더 큰 상처가 생겨도 몸에서 느낄 수가 없게 됩니다.
 
현대의학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진통제 남용입니다. 의사들은 진통제를 너무 쉽게 처방하고, 환자들은 이를 밥 먹듯이 복용합니다. 중장년층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퇴행성관절염이나 허리질환 치료 시에도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가 통증의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진통제 주사를 맞고 나았다고 착각한 나머지 관절에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는 겁니다.
 
관절 통증은 최소 수 개월에서 수 십 년 동안 잘못 사용해서 생긴 문제입니다. 이처럼 오래된 관절 통증이 진통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나아질 수는 없습니다. 당장 진통제를 복용해서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병의 원인이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닙니다.
 
몸에 상처가 나면 통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때 통증을 대하는 방식이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통증의 원인을 찾아서 원인을 제거하고, 손상된 조직이 회복되도록 기다려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일단 통증만을 감추는 데 급급한 나머지 원인을 살피지 않는 대응입니다.
 
후자 쪽이 당장은 통증도 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원인은 그대로 둔 채 감추기에 급급하다 보면 더 큰 상처를 막을 수 없게 됩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현대인들은 몸을 과다하게 사용하여 무릎이나 허리관절 등 곳곳에 손상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행위뿐 아니라 등산·마라톤 같은 건강을 위한 행위도 통증을 유발합니다. 작은 상처라면 통증이 진통제로 감춰진 사이에 몸의 자가 치유력에 의해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손상이 큰 경우에 진통제를 잘못 쓰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진통제를 복용한 후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통증을 유발한 원인 동작을 반복하면 상처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등산이나 마라톤·탁구·배구·골프 등의 운동을 하다가 무릎·허리·어깨·팔꿈치 등에서 통증을 느끼면 일단 쉬어야 합니다. 운동이 건강에 좋고 즐겁다고 해서 진통제까지 복용하며 통증을 참고 계속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러한 행위는 더 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미국 작가 피루지 뒤마가 독일에서 자궁근종 절제술을 받은 경험을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이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수술 후 통증을 줄일 목적으로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너무 쉽게 처방해 주는 미국 의사와는 달리, 독일 의사는 아이들 감기약에 쓰는 약한 진통제를 처방하면서도 꼭 필요할 때, 최소한만 복용하라고 일러줬다며 진통제를 남용하는 미국 의료계의 실태를 꼬집었습니다. 그 독일 의사는 대신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진통제가 치료약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기혈 순환 안 되는 곳에 통증 생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0월 26일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의료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진통제를 포함한 마약성 약물 중독으로 2015년에 3만3000명, 2016년에 6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마라톤 풀코스 42.195㎞를 쉬지 않고 뛰다 보면 몸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게 되고 극심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계속 참고 뛰면 몸에서는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 엔돌핀과 같은(몰핀의 100배 효과가 있는) 체내의 마약성 진통제(natural opioids)를 스스로 분비해서 통증을 감추게 되고, 이것이 성취감과 함께 황홀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를 ‘마라토너스 하이(Marathoner’s high)라고 합니다. 하지만 통증이 안 느껴지고 덜 느껴질 뿐이지 통증을 일으킨 상처가 나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간주근(肝主筋) 신주골(腎主骨)’이라고 해서 간과 신의 기능에 뼈와 근육이 각각 배속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40, 50대가 되면 간과 신의 기운이 약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더욱 아껴 쓰고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젊을 때만 생각하고 무리하게 사용하다 보면 제 나이보다 10~20년 이상 관절이 더 빨리 닳아버릴 수 있습니다. 한번 망가져 버린 관절과 연골은 이전으로 회복되기 힘듭니다. 회복이 된다고 해도 칼에 베인 상처가 회복되면 흉터가 남는 것처럼 관절에도 흉터가 남아 100% 회복은 어렵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또 ‘불통즉통(不通則痛) 통즉불통(通則不痛)’이라고 하여 기혈(氣血)의 순환과 통증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기혈의 순환이 잘 되는 상황이 유지되면 통증이 나타나지 않지만, 한 자세로 오래 있거나 근력이 약해지고 움직임이 줄어들어 기운의 소통이 안 되면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사우나로 땀 자주 흘려주는 게 좋아
40~50대 중년 이후에 관절 통증이 발생한 경우 진통제를 복용하기보다는 통증이 느껴지는 동작은 최대한 피하면서, 체중 부하를 줄여 관절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근육 운동을 반복하는 게 좋습니다.
 
고령화, 운동부족이나 과식에 의한 체중증가, 직장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요통이나 무릎 관절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당장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만성동통(疼痛)에는 한방치료가 유효합니다.
 
뼈의 변형 등으로 인해 신경이나 혈관이 압박되면 순환장애가 일어납니다. 장애가 생긴 곳에는 저산소 상태가 되어 에너지 생산의 저하에 따른 부종이 생기고, 신경이나 혈관을 더욱 압박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혈허(血虛:혈이 허하거나 부족하여 생기는 병증)와 어혈(瘀血:몸에 혈액이 제대로 돌지 못해 정체되어 있는 증세) 그리고 수체(水滯:몸에 물이 정체된 증세)가 병존하는 상태라고 봅니다. 따라서 처방은 피를 보충하는 보혈제와 어혈을 풀어주는 구어혈제(驅瘀血劑), 물을 잘 통하게 하는 이수제를 조합하게 됩니다. 냉증에 의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부자(附子)나 생강 등 온약(溫藥)을 넣어 몸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사우나나 목욕으로 땀을 자주 흘려주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김영석 튼튼마디한의원 광주점 원장
경희대 한의과대학 박사. 경남 거창 약산약초교육원에서 동료 한의사들과 함께 직접 약초를 재배하며 한의학을 연구하고 있다. 경제주간지 더스쿠프에 건강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의의병서(醫醫病書)’를 공역(共譯)했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