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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넘어오는 ‘껄끄러운 손님’ 김영철 … 쪼개진 정치권

평창 올림픽 폐회식 변수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통일대교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저지하겠다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영철이 내려온다는 길을 막고 선 것“이라며 ’밤새 이곳에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주광덕 의원, 김 원내대표,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인 김무성 의원, 장제원 수석대변인. [사진 자유한국당]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통일대교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저지하겠다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영철이 내려온다는 길을 막고 선 것“이라며 ’밤새 이곳에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주광덕 의원, 김 원내대표,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인 김무성 의원, 장제원 수석대변인. [사진 자유한국당]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訪南)을 하루 앞둔 24일 대한민국이 둘로 쪼개졌다.
 
통일부는 24일에도 김영철을 단장으로 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2박3일간의 방남 일정과 관련한 협의를 이어갔다. 당국자는 “(김영철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이) 내일 오전 경의선 육로로 내려올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정의당은 환영했다. 민평당 최경환 대변인은 김영철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일행의 만남도 기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날 청계광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투쟁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은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국제적인 전범인 김영철이 대한민국 땅을 밟고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과 악수를 한다면 우린 문재인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영철의 방남 저지를 위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하고 밤샘 농성에 돌입했다.
 
천안함 유족들은 이와 별도로 이날 오후 청와대 앞에서 “김영철은 2010년 정찰총국장으로서 천안함을 폭침시킨 장본인”이라며 김영철의 방남 철회를 요구했다.
 
이 같은 단층선의 기저엔 김영철에 대한 엇갈린 시각이 있다. 김영철과 천안함 폭침과의 관계, 폐막식 ‘손님’으로의 적절성 등을 두고서다. 쟁점별로 짚어본다.
 
김영철과 천안함 폭침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폭침을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당시 정찰총국장이 김영철이다. 폭침 두 달 뒤 국방부가 “북한의 정찰총국이 주도했다는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했지만 과거 아웅산 테러, 대한항공 폭파 전례로 볼 때 정찰총국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같은 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민간인 2명과 해군 장병 2명이 사망한 다음 날엔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에서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의 주범”이라고 말한 일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선 “그렇더라도 김영철로 확정할 수 없다”는 기조다. 통일부는 23일 “북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 어떤 기관이 공격을 주도했다고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도 같은 날 “김영철과 천안함 폭침의 직접적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청와대도 유사한 논조였다.
 
천안함을 공격한 잠수정은 정찰총국 관할의 침투용이었다. 김영철의 통제권 아래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는 “천안함에 사용된 모든 자산은 기본적으로 정찰총국이 지휘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김영철로 특정한 것이고 미국도 같은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연평도 도발은 좀 다르다. 북한의 제4군단이 했는데 당시 군단장이 김격식이었다. 김영철이 논의했을 순 있으나 지휘했다고까지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2014년 김영철의 ‘방남’
김영철은 2014년 10월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 당시에 북측 수석대표로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통일의집을 방문했다. 당시 직함은 북한군 정찰총국장 겸 국방위 서기실 책임참사였다. 서해상에서 남북 함정 간에 발생했던 교전 사태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열린 회담이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남북 간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매우 기쁘고 바람직하다’고 했다”며 “2014년의 김영철과 2018년의 김영철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해명부터 해라”고 했다. 김영철이 한 차례 ‘방남’했던 적이 있는 만큼 이번 폐막식 참석도 선례가 없는 건 아니란 주장이다.
 
판문점 구역은 그러나 유엔과 북한의 ‘공동경비구역(JSA)’이다. 남북한 행정관할권 밖에 있다. 남측 지역이라고 해도 ‘방남했다’고 표현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행사 성격도 논란이다. 군사회담과 국제행사의 손님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원식 예비역 육군 중장이자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군사회담은 적장이 아니라 전범과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철 대표단장’ 불가론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김영철 대표단장 불가론’을 두고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쏘고 핵실험한 게 엊그제 같은데 환영해주고 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선 어색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쟁을 피할 수 있다면 모든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여정·김영남도 맞이한 상황에서 김영철을 반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위성락 전 주러 대사는 “우리로선 내키는 일도 아니고 부담도 된다”며 “하지만 정상회담도 하려는 상황인 만큼 정치화되기보다는, 어떻게 무슨 이슈를 다루고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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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