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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전돼도 무조건 발전기 돌려 전기를 공급하는 곳은?

북한에 ‘불멸의 꽃’ ‘천하제일명화’로 선전되는 꽃이 있다. 김정일 찬양 노래·시의 소재로 많이 등장하는 ‘김정일화’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완벽한 수준’에서 재배·보급되는 ‘김정일화’는 북한 우상화의 결정판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평양에서 제22차 김정일화 축전이 개막됐다”며 “김정일화 명명 30돌이 되는 뜻깊은 해에 진행되는 이번 축전은 김정일에 대한 다함 없는 경모의 정이 분출되는 위인 칭송의 꽃 축전”이라고 전했다.
 
김정일화축전에서는 전시장에 각 기관 단위별로 명패를 내걸고 수백 개에 달하는 김정일화들을 경쟁적으로 화려하게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전시장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김정일화축전에서는 전시장에 각 기관 단위별로 명패를 내걸고 수백 개에 달하는 김정일화들을 경쟁적으로 화려하게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전시장 [사진 조선중앙TV캡처]

베고니아과에 속하는 다년생식물 ‘김정일화’는 일본인 가모 모토데루가 품종을 개량하여 1988년 김정일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북한은 이 꽃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해 88년 4월 평양시 대성산에 있는 중앙식물원에 김정일화 온실을 설치했다. 95년 6월 ‘조선김일성화김정일화위원회’를 결성한 북한은 각 도에 ‘도 김일성화 김정일화 위원회’를 세우고 전국적 범위에서 김정일화 재배·보급을 추진했다.  
 
북한은 97년부터 해마다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맞아 김정일화 전시회를 열었다. 평양뿐 아니라 각 도·시·군들에서도 열리는 김정일화 전시회를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하기 위해 성·중앙기관·공장·기업소들을 비롯해 최북단 함경북도 온성지구부터 외진 섬마을까지 전국 방방곡곡에 김정일화 온실이 거미줄처럼 들어섰다.  
 
2002년 4월 평양시 대동강 변에 연건평 5000m²의 김일성화·김정일화 전시관이 설립되면서 이곳에서 진행되는 김정일화 축전을 통한 우상화는 박차를 가했다. 내각 부총리를 축전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세운 이 축전은 전시장에 각 기관 단위별로 명패를 내걸고 수백 개에 달하는 김정일화들을 경쟁적으로 화려하게 전시하고 있다. 성·중앙기관·기업소별로 정해진 부스를 어느 단위가 더 황홀하게 장식했는가 하는 것은 기관 당위원장의 충실성·능력을 판정하는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이다.    
 
해마다 진행되는 김정일화축전 참관은 평양시민들의 정해진 정치행사일정이다. 김정일화 명명 30돌, 제22차 김정일화 축전장을 둘러보기 위해 전시장의 2층으로 올라가는 주민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해마다 진행되는 김정일화축전 참관은 평양시민들의 정해진 정치행사일정이다. 김정일화 명명 30돌, 제22차 김정일화 축전장을 둘러보기 위해 전시장의 2층으로 올라가는 주민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평양시 각 구역들에는 구역당위원회의 최고관심 속에 생존력이 낮은 김정일화 재배를 위해 우수기술로 완비된 김정일화 온실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섰다. 구역안의 기업소 등 많은 단위가 최상급의 온실 건축·설비구매를 위해 종업원·주민들을 동원했고 돈을 털었다.  
 
탈북민 김지연(가명)씨는 “라틴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김정일화는 온·습도에 매우 민감하고 엽록소·꽃잎색소 함량 맞추기가 어렵다”며 “김정일화 온실들에서 온·습도 자동시스템 도입은 필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씨는 “김정일화의 유리한 생육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약재를 우린 물 등 식물성장촉진체를 개발·주입하며 겨울 조건뿐 아니라 사계절 꽃피기 등의 재배기술·연구 등에 많은 투자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김일성종합대학 학보(2017년 제63권 제5호)에는 김정일화에 대한 학술논문이 발표됐다. ‘조선김일성화김정일화위원회’에서는 잡지 ‘불멸의 꽃’ 을 발간해 꽃 재배에 대한 과학기술통보·경험토론도 진행한다. 또한 온 나라 가정과 일터들에서 ‘충성의 마음’을 담아 키워내는 김정일화 재배·보급을 위해 기술일꾼 양성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평양시의 ‘구역김정일화온실’들에는 보다 더 크고 붉은 김정일화 꽃송이를 수확하기 위해 구역안의 공장·기업소 김정일화온실들에 적합한 온·습도,환경 등을 실시간 측정하여 통보하는 감시조종체계를 도입했다. 김정일화 재배에 열중하고 있는 온실종업원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평양시의 ‘구역김정일화온실’들에는 보다 더 크고 붉은 김정일화 꽃송이를 수확하기 위해 구역안의 공장·기업소 김정일화온실들에 적합한 온·습도,환경 등을 실시간 측정하여 통보하는 감시조종체계를 도입했다. 김정일화 재배에 열중하고 있는 온실종업원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중앙기관에서 근무한 탈북민 이모씨는 “김정일화 온실은 정전 기간에도 디젤발전기를 돌려 무조건 전기·온도를 보장한다”며 “난방도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는 평양시민들이 정전으로 새까만 집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밝은 불빛이 흘러나오는 김정일화 온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씨는 “김정일화를 통한 우상화는 김정일, 김정은 정권을 정당화시키고 주민들을 세뇌시키는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1일 노동신문은 “지난 기간 김정일화 축전에 근 40만상의 불멸의 꽃이 전시됐으며 축전장을 찾은 참관자들의 수는 850만 명에 달한다”며 “김정일화 축전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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