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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인가"…밀착하는 이스라엘과 이집트

적과의 동침인가.

중동전쟁 당시 적으로 맞섰던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관계가 최근 심상찮다. 대규모 천연가스 판매 거래를 하고,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한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등 전과 다른 행보로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하레츠와 알자지라 방송 등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측이 이집트에 150억 달러(약 16조원) 규모의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 양국이 급격히 밀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이스라엘의 에너지기업인 델렉 드릴링이 향후 10년간 이집트에 천연가스를 판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델렉 드릴링 측은 “이집트 내수용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발 스타이니츠 이스라엘 에너지장관은 “양국이 1979년 체결한 평화협정 이후 가장 중요한 협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성명을 내고 “역사적인 계약이다. 이번 거래는 안보와 경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내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밀착은 이뿐 아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달 초 이집트 시나이 반도 북부를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100여 차례 이상 공습한 것도 이집트 측이 허락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시나이 반도는 이슬람국가(IS) 등 국제적 테러집단들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왼쪽)과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왼쪽)과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외신들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이스라엘 전투기가 자국 영토에 들어와 테러 세력을 타격하도록 허락한 것 자체가 양국이 새로운 단계로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집트 국방부는 이런 보도를 부인했지만 서방 언론들은 “이집트 정부는 주변국을 의식해 부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도 이집트는 적극적이다. 
20일 이스라엘 하레츠는 “이집트 정보 당국이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며 “강경파인 하마스에게 가자지구의 통치권을 마무드 압바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게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집트가 이-팔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뛰어든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은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발언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왼쪽)이 지난 12일 카이로에서 사메 쇼쿠리 이집트 외교장관과 환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왼쪽)이 지난 12일 카이로에서 사메 쇼쿠리 이집트 외교장관과 환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AP통신은 “이집트가 냉랭해진 미국과 중동 이슬람국들과의 사이에서 조율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2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팔 평화협상을 강조했다. 미국에 힘을 실어주면서 중동에서의 자국 위상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엘시시 대통령은 “미국이 중동 평화협상의 주요 보증인으로서 이-팔 협상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제적 동의를 얻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우는 것이 이집트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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