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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국어교과서 고은 시, 민간출판사 요청 시 삭제 여부 검토

최근 성희롱ㆍ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고은 시인이 경기 수원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중앙포토ㆍ수원시]

최근 성희롱ㆍ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고은 시인이 경기 수원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중앙포토ㆍ수원시]

문학계의 거장인 고은 시인의 시가 성폭행 논란의 후폭풍으로 중고교 국어 교과서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단 내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고은 시인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소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 때문이다.
 
하지만 중고교 국어 교과서가 검정체제로 제작돼 교육부에서 해당 내용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조훈희 교과서정책과장은 21일 “중고교 국어 교과서는 검정도서로 수정·보완 권한이 발행사와 저작사에 있다. 이후 민간출판사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교과서 상시 수정·보완 시스템을 통해 관련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교과서는 국가가 편찬하고 저작권을 갖지만, 검정교과서는 민간출판사에서 제작한 뒤 검정 심사를 거쳐 출판돼 출판사가 저작권을 갖는다. 현재 중고교 국어 교과서는 모두 검정으로 제작된다. 현재 문학 교과서에는 고은의 시 가운데 ‘성묘’ ‘어떤 기쁨’ ‘머슴 대길이’ 등 다양한 작품이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으로 제작되는 초등 국어 교과서에는 고인 시인의 작품이 실려 있지 않다.
 
민간출판사의 요청에 따라 교과서가 수정돼도 2학기부터 변경된 내용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새 학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1학기에 사용할 교과서는 인쇄, 배포가 마무리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자였던 고은 시인의 성폭행 논란은 최영미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이 화제가 되면서 확산됐다. 고은 시인은 현재 단국대 석좌교수직도 사임했고, 2013년 수원시가 마련해준 장안구 광교산 자락의 주거지와 창작공간(문학향수의 집)도 거주 5년 만에 떠나기로 한 상황이다. 
 
수원에서는 지난 12일 지역 여성단체들이 성명서를 내고 “문학계 성폭력 가해 당사자로 논란에 휩싸인 고은 시인에 대한 수원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서울도서관에 조성된 고은 시인의 기념공간 ‘만인의 방’을 3.1운동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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