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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Talk] 국민 여러분, 김아랑에게 "예쁘다"고 해주세요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김예진, 이유빈)이 20일 3000m 계주 금메달을 딴 뒤 함께 기뻐하는 모습. [강릉=뉴스1]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김예진, 이유빈)이 20일 3000m 계주 금메달을 딴 뒤 함께 기뻐하는 모습. [강릉=뉴스1]

"심석희 선수에게 무슨 말을 해줬어요."
"최민정 선수를 안아주던데..."
"이유빈 선수가 실수했을 땐 분위기가 어땠나요."
 
평창올림픽 개막 전까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에이스인 최민정(20·성남시청), 심석희(21·한국체대)에게 집중됐습니다. 세계선수권을 2번이나 우승한 절대 강자 최민정, 소치 올림픽에서 이미 성과를 냈고 주장까지 맡은 심석희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선 두 선수 못지않게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여자 대표팀 맏언니 김아랑(23·고양시청)입니다.
 
처음 김아랑이 주목받은 이유는 '마음씨' 였습니다. 여자 1500m 결승에서 4위를 기록한 뒤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을 다독이는 장면 덕분입니다. 제갈성렬 스피드스케이팅 SBS 해설위원이 그러더군요. "올림픽에서 제일 받지 말아야 할 성적이 4위다." 메달리스트가 받는 스포트라이트와 4위의 좌절감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아랑은 후배 최민정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보냈습니다.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우승한 최민정(오른쪽)이 눈물을 터뜨리자 김아랑이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우승한 최민정(오른쪽)이 눈물을 터뜨리자 김아랑이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3000m 계주 결승이 열리기 전날인 19일 김아랑에게 물었습니다. "4위를 차지한 게 아쉽지 않냐"고요. 그러자 당황했습니다. "아이들한테 무슨 얘기를 해줬나 질문이 많아서..." 아무래도 맏언니이고 착한 그에게 심석희, 최민정, 이유빈 등 다른 선수들에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실적'으론 대표팀 '넘버3'이니 상대적으로 조명받을 기회도 적었습니다. 김아랑은 "저도 아쉽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남은 경기가 있고 즐길 수 있는 경기가 있어서 감사하고 기뻐요. 다른 분들이 많이 아쉬워해주셨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김아랑의 왼쪽 눈 아래엔 밴드가 붙여져 있다. 김아랑은 "올림픽 뒤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김아랑의 왼쪽 눈 아래엔 밴드가 붙여져 있다. 김아랑은 "올림픽 뒤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습니다.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계주 멤버로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후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죠. 지난해 1월 겨울체전에서 다른 선수의 스케이트날에 왼쪽 눈밑 부분을 베여 응급실로 옮겨지기도 했습니다. 흉터가 남아있지만 밴드를 붙이고 경기에 뛰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수술은 미뤘답니다. 순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22일 열리는 "1000m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계주 경기가 끝난 뒤 김아랑은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이날 그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다른 팀이 선수 교대를 하는 사이 반 바퀴를 더 달려 2위로 치고올라갔죠. 박세우 코치도 "역할을 잘 했다"고 칭찬했습니다. 김아랑은 "여기까지 오는 게 힘들었지만 뜻을 이루고자 하면 이뤄진다는 걸 느낀 하루여서 눈물이 났다"고 했습니다. 이번엔 최민정인 언니를 끌어안고 다독였습니다. 
감격스러운 눈물을 흘리는 아랑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2.20/뉴스1

감격스러운 눈물을 흘리는 아랑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2.20/뉴스1

쇼트트랙 경기장이나 선수촌에서 김아랑 선수를 보신 분들이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 예뻐요!" 맞습니다. 훈훈한 심성 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외모도 인기의 비결 같습니다. 그래도 자신의 외모에 관심이 쏠리는 게 부담이 될 것도 같아 한 번 물어봤습니다.
 
"예쁘다는 칭찬이 많은데 기분이 어떠세요?"
"많이 부끄러운데… 소치 때는 어려서 '귀엽다'는 말을 들어서(좋았지만)… 맏언니가 되다보니 동생들이 주목받길 원해요. 부끄러워요."
"싫진 않죠?"
"흐핫!"(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환한 표정으로 크게 웃었습니다.)
"그럼 '예쁘다'는 표현 쓰지 말아달라고 기사를 쓸까요?"
"…" 
 
국민 여러분, 앞으로 김아랑 선수 만나면 "예쁘다"라고 마음껏 응원해주세요.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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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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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