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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 굴기', 시스템 반도체는 이미 한국 추월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중국의 위협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위기감의 강도가 달라졌다. 중국 주요 반도체업체가 최근 “올 연말에 3D 낸드플래시와 D램을 내놓겠다”고 잇달아 밝히면서다.
  
물론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막 속도가 붙은 중국과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기술 격차는 크다. 하지만 중국 업체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해 시장에 대량으로 물량을 풀면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중국 기업은 메모리 시장에서 저가형 제품을 시작으로 자국 내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또 이런 중국발 반도체 공급과잉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완공되는 중국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 3개의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생산량의 약 23% 수준인 월 26만장으로 추정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한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지난해 말 기준)이 중국보다 1~2년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전체 반도체산업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팹리스 업체로부터 설계를 받아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이원화된 구조다. 현재 중국에 있는 팹리스 업체는 1300여 곳으로, 한국의 10배 수준이다. 시장 규모도 중국이 10배 이상 크다.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자료:가트너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자료:가트너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90년대 반도체산업이 시작된 한국은 당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었던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중국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화교를 대거 불러들이면서 팹리스에 강한 미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 1위는 대만 TSMC(50.6%)로 압도적이다. 삼성전자(7.8%)가 4위, 중국 SMIC(5.4%)가 5위로 한·중간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한국 기업이 1ㆍ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이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전방위적인 고급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긴장을 풀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두 세대 정도 기술이 앞서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쏟아붓고 있고, 선진업체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단기간에 기술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중국 반도체 업체.                                   자료:산업연구원

주요 중국 반도체 업체. 자료:산업연구원

중국 정부는 15%에 못 미치는 반도체 자급률을 오는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2025년까지 최대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분야 투자회사도 설립하기로 중앙정부와 충칭시, 칭화유니온그룹이 합의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은 이와 함께 대만 등의 반도체 설계 업체와 제조사들을 인수하며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ㆍ독일 등 선진 반도체 기업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인공지능(AI) 전용 반도체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이 시급하고 정부 차원의 대규모 컨소시엄 형태의 R&D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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