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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 시골학교 살리려 마을 어른들 뭉쳤다

지난 9일 졸업한 전남 장흥군 장동면 장동초 제76회 졸업생들과 6학년 담임 교사. [사진 장동초]

지난 9일 졸업한 전남 장흥군 장동면 장동초 제76회 졸업생들과 6학년 담임 교사. [사진 장동초]

1933년 문을 연 전남 장흥군 장동면 장동초등학교는 지난해 말 개교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매일 학교 직원의 승용차를 함께 타고 장흥읍에서 등교하던 1학년 학생이 2학년 진학을 앞두고 전학을 고민해서다. 아이를 등교시켜 주던 교직원이 올해 초 퇴직하면서 빚어진 일이었다.
 
학교 측은 2018학년도 1학년 입학 예정 신입생이 3명에 불과한 데다 2학년에 진학할 학생이 4명에서 3명으로 줄 경우 한 명의 교사가 여러 학급을 동시에 운영하는 공동학급 편성이 불가피했다. 지난해 9월 부임한 이 학교 김진홍(52·여) 교장은 해당 학생을 수송할 방안을 백방으로 찾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다.
 
난감하기만 했던 읍내에서의 학생 수송 방안은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이 소식을 들은 지역민들이 지난해 12월 ‘장동초등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꾸려 모금 활동에 나선 것이다.
 
모금 결과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와 이웃, 출향한 동문 등 240여 명이 힘을 보탰다. 전학을 고민했던 학생이 1년간 택시를 타고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택시비 700만원 등 약 2000만원을 모았다.
 
이웃들의 온정은 모든 재학생에게도 혜택을 줬다. 공동학급을 운영하지 않게 된 것이다. 관련 규정상 공동학급을 운영할 경우 2명의 교사, 교감이 학교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전학 계획을 접은 학생 3명을 포함해 올해 27명이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현재 정원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은 이 학교 졸업생들과 신입생들에게도 애정을 쏟았다. 지역 단체와 개인들이 약 660만원을 모았다. 학교 측은 이 돈을 지난 9일 열린 제76회 졸업식에서 졸업생 10명에게 60만원씩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나머지 60만원은 신입생 3명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장동초와 통폐합된 장동서초등학교 졸업생 김기표(70·서울)씨는 금연과 금주를 통해 모은 3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고 학교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했다.
 
김진홍 교장은 “장동면을 비롯한 지역 사회의 온기가 장동초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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