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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통영으로 … ” 윤이상 선생의 한 49년 만에 풀린다

故 윤이상

故 윤이상

이념 갈등으로 타향에서 생을 마감한 뒤 귀국하지 못했던 윤이상(1917~1995) 선생의 한(恨)이 49년 만에 풀리게 됐다.
 
19일 경남 통영시 등에 따르면 독일 가토우 공원묘지를 관장하는 미하엘 뮐러 베를린 시장이 최근 윤 선생의 유해를 한국으로 이장하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오는 23일 현지에서 선생의 딸 윤정(67)씨 등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개장식이 열린다. 이어 25일쯤에는 유해가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통영시는 윤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축한 통영국제음악당 뒤편 공터에 묘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윤 선생이 생전에 ‘고향 바다를 다시 보고 싶다’고 자주 되뇌었던 한산도 앞바다와 섬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공식 이장식은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는 다음 달 30일쯤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영시 관계자는 “당초 독일 측 공문이 접수되면 TF팀을 꾸려 이장 절차를 진행하려 했다”며 “그러나 베를린시 측이 ‘시장이 이미 결재한 만큼 공문 회신은 필요 없다’고 해 다소 일정이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윤 선생은 1960년대부터 독일에 체류하며 베를린 음대 교수를 역임했다. 72년 뮌헨 올림픽 개막 축하행사 무대에 올린 오페라 ‘심청’이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유럽 평론가들은 ‘20세기 중요 작곡가 56인 중 한명’으로 그를 꼽았고, 생전에 ‘유럽에서 현존하는 5대 작곡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음악원 건물 동판에 새겨진 위대한 음악가 44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44명 중 20세기 음악가는 윤 선생을 포함해 4명뿐이다.
 
지난해 9월 김동진(왼쪽 두 번째) 통영시장이 독일의 윤이상 묘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통영시]

지난해 9월 김동진(왼쪽 두 번째) 통영시장이 독일의 윤이상 묘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통영시]

하지만 그는 이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박정희 정권 때인 1967년 이른바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2년간 옥고를 치른 뒤 추방됐다. 이후 윤이상 부부가 수차례 방북했고, 김일성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친북 활동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재독 간호사였던 ‘통영의 딸’ 신숙자(1942년생)씨와 경제학도였던 남편 오길남(76)씨 가족의 월북을 윤 선생이 권유했다는 오씨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그의 귀향은 더욱 힘들어졌고 결국 타향에서 생을 마쳐야 했다.
 
변화는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그해 7월에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문 대통령과 동행했다가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안장된 윤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면서다. 특히 김 여사가 고인의 고향인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받아와 공군 1호기로 독일까지 수송해 윤이상 선생의 묘소 옆에 심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윤 선생이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중도(47) 윤이상 기념관 팀장은 “윤 선생은 1973년, 1981년, 2006년 3차례에 걸쳐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등 각종 사회문제가 생기면서 번번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생전에 가족들에게 30분 단위로 통영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집 내부에 통영 사진을 걸어놓고, 돌아가실 때도 ‘내 고향 통영’이라고 말씀하셨을 정도로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어하셨는데 이제야 그 한이 풀리실 것 같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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