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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통계에 안 잡히는 숨은 미세먼지 배출원 찾아내야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맑은 하늘 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위원장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맑은 하늘 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위원장

20일 미세먼지가 습격한 경기도 남부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에도 미세먼지가 나타났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미세먼지가 1주일에 사흘간 공습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비상저감 조치가 발동됐고 수도권에서 관공서 출입 차량 2부제가 시행됐다. 서울시는 하루 50억씩 약 150억원의 세금을 들여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했다. 하지만 당시 서울의 경우 교통량이 불과 1.7~2.4%밖에 줄지 않아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상 조치가 해제됐을 때 오히려 미세먼지 오염이 더 심해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당초 당국의 계획 발표 때부터 예견된 것이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무료 조치로 세금만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시민의 건강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며 당연히 들여야 할 비용이라는 반론도 있었다. 어쨌든 비상저감 조치까지 발동한 이유는 공기 중 미세 입자 물질이 국민 건강에 심각한 해를 가하기 때문이다. 지름 2.5㎛(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미세먼지(PM 2.5)는 크기가 아주 작아 폐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폐암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1년 동안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약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2015년에야 만들어진 국내 PM 2.5 대기환경 기준(연평균 기준 25㎍/㎥)은 WHO의 연평균 권고 기준인 ㎥당 1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이나 선진국 기준(미국 연평균 기준 12㎍/㎥)의 두 배 수준이다. 이는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수준이라기보다 편의적·행정적 목표였다. 이제는 실질적으로 시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도록 대기 환경기준을 설정하고,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론 2/21

시론 2/21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놓고 많은 논란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국내 요인 때문이지만, 일시적 고농도 현상은 중국 등 외부 유입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대책을 추진한 덕분에 입자가 큰 먼지의 오염도는 계속 감소했지만, 인체에 더 해로운 미세먼지는 오히려 증가 추세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배출원까지 포함해 정교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 외국 사례에서 보듯 파악하기 어려운 다양한 배출원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도 있다.
 
지자체마다 오염 원인과 배출원 특성이 다르므로 그에 맞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최근과 같이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아질 경우에는 외부 유입 탓이 크므로 국제 협력이 급선무다. 특히 중국의 동해안과 한국의 서해안은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시설, 정유·석유화학, 제철소 등 산업시설에다 인구까지 밀집한 지역이다. 중국 동해안과 한국 서해안을 중심으로 ‘환(環)서해권’ 대기 개선 국제협력은 필수다. 이를 좀 더 넓히면 일본·대만·북한·몽골을 포함한 동아시아 대기 개선 공동체의 구축도 필요하다.
 
최근 동아시아 대기개선 국제포럼이 3~4년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중국·일본·몽골 등의 전문가·지자체·시민단체가 참가하고 있다. 이를 확대해 동아시아 대기 개선 국제 협약을 도출하고, 함께 개선 노력을 기울일 때가 됐다. 이웃 국가의 눈치나 보거나 일방적인 피해 주장만 해서는 개선하기 어렵다. 과학적 근거에 의해 발표할 것은 발표하고 주장할 것은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중국도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엄청난 장기 투자 계획을 갖고 있고, 일부 개선이 됐다. 중국 수도권인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 등은 여전히 더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으로서는 전국적인 배출원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시급하고, 석탄 등 저렴한 연료에 의존하는 주택과 산업시설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진 소극적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실질적으로 교통량을 줄이고 대기오염을 줄이려면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로드맵 제시와 함께 시민의 공감을 얻는 범시민운동이 필수다. 여기에 기업·유통시설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실천운동으로 진화해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수도권은 동일 대기환경 영향권이다. 서울시·경기도·인천시가 공동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미세먼지를 잡을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맑은 하늘 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위원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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