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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공약에도 한·미 통상 없어 … 정부는 사안 터져야 긴급회의 반복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 등에 대한 세이프 가드 발동과 한국산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 등 ‘통상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런 상황을 막지 못한 정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에 대한 무관심과 안일함, 부실한 대응 전략, 지원 부족 등이 이런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통상에 대한 무관심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에서도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는 한·미 통상 관련 내용이 사실상 전무하다. ‘군사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바탕으로 외교 기축으로서 전략적 유대 지속’이라는 문구가 하나 들어가 있지만, 이는 통상 관련이라기보다는 외교 공약에 FTA라는 단어 하나를 추가한 수준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통상교섭본부를 부활시키긴 했지만, 이 조직의 소속 부처를 외교부로 할 것인지 산업통상자원부로 보낼 것인지 결정하는 데 한 달을 허비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취임해 일을 시작한 건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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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안일한 태도와 대응 전략 부재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통상 참사 때마다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은 설득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전부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게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철강 관세 건에 대해서도 지난달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가 미국으로 가서 설득했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정부는 사안이 터질 때마다 민관 합동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강구하지만 마땅한 묘수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세탁기 세이프가드 때는 “공공부문에서 세탁기를 많이 구매한다”는 대응책을 내놓았다가 빈축을 샀다. 이번 철강 관세 폭탄 사태 때도 “민관 합동으로 미국 정부와 의회를 설득한다”는 결론밖에 못 내놓았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트럼프의 압박에 대해 ‘동맹국에 설마 그렇게 하겠느냐’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미국이 일본은 안보 동맹국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안보 수혜자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데 우리는 자신을 과대평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박진석·심새롬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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