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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수출 덕에, 대기업 지재권 첫 흑자

국내 대기업은 지식재산권(지재권) 분야의 약자다. 미국이나 독일 등에 지급하는 특허기술 사용료(로열티) 등이 많은 까닭에 언제나 큰 폭의 적자를 냈다. 미국 등에 원천 기술을 보유한 곳이 많은 탓이었다. 때문에 국내 대기업은 지재권 무역수지 ‘만성 적자’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지난해에는 달랐다. 국내 대기업 지재권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7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지재권 무역수지는 2000만 달러였다. 전년의 12억4000만 달러 적자에서 2010년 통계를 낸 이후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대기업의 지재권 수출은 71억7000만 달러, 수입은 71억5000만 달러였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국내 대기업이 지난해 지재권 사상 첫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정보기술(IT) 업체가 미국 등에 지급하는 특허 사용료 등이 줄어들고 베트남 등으로 이전한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에서 받은 특허 사용료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자동차와 휴대전화 공장이 이전한 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기업의 지재권 무역수지 적자 폭은 2014년부터 꾸준히 줄어들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옮긴 해다. 휴대전화 생산이 늘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로열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과거에는 지재권 수출이 대부분 현지에 진출한 국내 법인에서 나왔지만 최근에는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도 제대로 된 지재권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2010년 이후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게임업체의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수출이 늘며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지난해 12억6000만 달러 흑자였다. 전년(16억1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은 줄었다.
 
국내 기업의 선방에도 지난해 지재권 무역수지는 19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로는 사상 최저치였던 전년(16억6000만 달러)보다 늘어났다.
 
적자의 원인은 외국계 기업이다. IT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등 본국 기업에 지급한 상표권 및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특히 외국계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권은 30억3000만 달러 적자로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다. 유형별로 따졌을 때 적자 규모가 늘어난 곳은 문화예술저작권(-4억2000만 달러)으로 전년(-2억7000만 달러)보다 배로 늘었다.
 
한국은행은 “국내 대기업의 경우 수출 호조에 따른 광고 제작비 수입이 증가한 데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금지)’에 따른 관련 수출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지재권 관련 대미 적자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미 적자는 46억6000만 달러로 2015년(-66억8000만 달러)과 2016년(-49억4000만 달러)에 비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요 선진국이 보유한 원천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지재권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큰 틀에서 볼 때 무역수지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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