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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6년째 OECD 국가 중 여성 일하기에 최악의 나라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여성이 일하기에 최악의 나라로 꼽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7일(현지시간) 직장 내 성 평등을 평가해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6년째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은 여성의 일하는 환경을 나타내는 총점에서 간신히 20점을 넘겨 가장 낮았다. 
 
 일본(28위)과 터키(27위) 등도 여성의 직장 내 근무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등을 중시하는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포진한 가운데 1위는 80점을 넘어선 스웨덴이 차지했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OECD 29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 캡처]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OECD 29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 캡처]

 잘사는 나라들의 모임인 OECD에 함께 속해 있지만 여성이 일하기에 최고인 나라와 최악인 한국은 여러 측면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 남성과의 임금 격차, 육아 비용, 비즈니스 스쿨 지원율, 기업 이사회와 국회 및 관리직 점유율 등 10개 지표를 반영했다.
 
 2017년 이후 자료에서 스웨덴은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80% 이상으로, 남성보다 3.7%포인트 낮은 데 그쳤다. 반면 한국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2009년 49.2%에서 2015년 51.8%로 늘고 있긴 하지만, 남성보다 20.5%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하는 여성의 비율에서 남성과의 격차가 한국보다 큰 국가는 터키 뿐이다.
 
 남성과의 임금 격차는 29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컸다. 남성과 비교하면 36.7%포인트나 덜 받는 것으로 나왔다. 일본도 여성이 남성 대비 25.7%포인트를 덜 받고 있지만, 벨기에는 남성과의 임금 격차가 3.3%포인트에 불과했다. 한국 등 순위가 낮은 국가는 OECD 평균(여성 임금이 남성 대비 14.2%포인트 낮음)과 비교해도 젠더 간 임금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노란색)은 남성과의 임금 격차, 관리직 내 여성 비율,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 항목에서 모두 최하위였다. 짙은 파란색이 OECD 평균. [이코노미스트 캡처]

한국(노란색)은 남성과의 임금 격차, 관리직 내 여성 비율,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 항목에서 모두 최하위였다. 짙은 파란색이 OECD 평균. [이코노미스트 캡처]

 
 기업 이사회나 관리직에 있는 여성의 비율도 한국은 최하위였다. 관리직에 있는 여성이 10.5%에 불과했는데, OECD 평균은 31.8%였다. 기업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은 더 낮아 한국의 경우 2.1%에 그쳤다. 가장 높은 아이슬란드(43%)와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이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2016년 기준으로 500대 기업의 여성임원 수를 조사한 결과 406명으로 전체 임원 중 2.7%였다. 2014년 2.3%(353명)에서 0.4%포인트 늘긴했지만,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이 67.2%나 됐다. 그나마 국회 내 여성의원의 비중이 17%로, 일본(10.1%)ㆍ헝가리(10.1%)ㆍ터키(14.6%)보다 많은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여성리더포럼'에선 국내외 여성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여성계 리더, 차세대 여성인재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유리천장을 뚫은 노하우를 공유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여성리더포럼'에선 국내외 여성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여성계 리더, 차세대 여성인재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유리천장을 뚫은 노하우를 공유했다. [연합뉴스]

 여성의 유급 육아 휴가는 한국이 15위로 중간 수준이었고, 최근 신청자가 늘고 있는 남성의 유급 육아 휴가는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해 가장 순위가 높은 항목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의 직장 내 존재감이 전체적으로 나아지고 있지만 예상보다 발전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금융계 데이터업체인 MSCI는 전 세계 기업이사회 내 여성의 비율이 30%가 되는 시점을 당초 2027년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한 해 늦췄다. 현재 이 비율은 17.3%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미국은 유리천장 지수 순위에서 지난해 20위였다가 19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여성들이 두꺼운 유리천장에 갇혀 있는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에서도 문화적 인식이 변화할 조짐을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성희롱이나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이 한국에서도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검찰 고위직과 대기업 회장, 기업 고위직 등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고발이 이뤄졌고, 더 많은 여성이 용기를 얻어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유리천장 지수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발표됐다. 20세기 초인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110주년인 올해 여성의 날은 미투 캠페인의 영향으로 더 이목을 끌 전망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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