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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조선시대 서울 주변에 7.0 지진까지 일어났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경북 포항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규모 4.6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 지진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사망자 17명을 포함한 3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난 6일 대만 화롄의 규모 6.0 지진에 뒤이어 포항에서 지진이 또 발생해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많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한반도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래 국내에서 발생한 역대 두 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가장 큰 지진은 2016년 9월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지진이다.
 
지난해 포항지진은 북동-남서 방향으로 발달한 단층의 지하 6~9㎞ 사이 약 16㎢의 단층면이 수평으로 어긋나며 발생했다. 진앙으로 발표된 위치로부터 남서쪽으로 4.5㎞, 북동쪽으로 약 1㎞ 가량의 긴 거리에 걸쳐 지하 단층면을 차례로 부수었다. 이번 포항지진은 지난해 포항본진이 발생한 단층면의 남서쪽 가장자리 하단부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진은 지난해 본진의 여진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포항지진은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되는 특징이 있다. 우선 이례적으로 큰 지진 규모를 들 수 있다. 이번 지진은 포항본진 이후 발생한 여진 가운데 가장 큰 여진이다. 포항본진 이후 2시간 만에 발생한 규모 4.3 여진이 그간의 최대 지진이었음을 감안해 보면, 본진 이후 석 달만에 발생한 규모 4.6 지진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여진은 본진 이후 경과된 시간에 따라 그 규모와 빈도가 감소한다.
 
실제 지난해 12월말과 1월에 걸쳐 눈에 띄게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 횟수가 감소했다. 이는 본진으로 부숴진 단층면 내에 남아 있던 응력이 충분히 해소되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단층면의 경계부에서는 기존의 응력과 함께 본진으로부터 전이된 응력이 추가로 쌓이며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다가 이곳이 추가로 부서지며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진에서 보이는 역단층성 지진 특성은 단층면이 더 깊은 쪽으로 뻗어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여진에 의해 지난해 포항본진 때 만들어진 단층면이 남서쪽 방향과 땅속 방향으로 더 확장된 셈이다. 이번 여진은 단층면 경계부에서 매우 높은 응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남서쪽 단층면 경계부를 중심으로 추가 여진 가능성이 높다.
 
시론 2/20

시론 2/20

특히 지난해 포항본진과 2016년 경주지진으로 인해 두 진앙지 사이 지역에는 응력이 배가 되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또한 포항 북동쪽 해역의 응력 증가도 눈에 띈다. 이들 지역에 활성 단층의 존재 여부와 기존 누적 응력량에 따라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선 지진에 의해 전이된 응력은 길게는 십여년 이상 유지되기도 한다. 따라서 한동안 지진 발생이 없더라도 방심하면 곤란하다.
 
한반도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은 포항·경주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대형 지진은 오랫동안 응력이 쌓인 곳을 중심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지진 발생 이후 경과된 시간이 증가할수록 중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진 발생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진 발생 이력 조사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역사서에 남아 있는 지진 피해 기록은 매우 요긴하다. 여러 역사서에 과거 한반도에서 발생한 많은 지진 기록이 남아 있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에만 1900여회에 이르는 지진 피해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기록된 지진 피해 중에는 규모 7.0 이상으로 평가되는 수도권 지진도 다수 포함돼 있다.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의 예처럼 과거 수도권 지진을 유발한 단층 역시 지표 아래 숨겨진 단층의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인구가 밀집해 있고 고층건물이 많다. 한강 주변과 같이 두꺼운 퇴적층이 위치한 곳에서는 지진파가 크게 증폭될 수 있다.만에 하나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매우 커질 수 있다.
 
지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진 잠재성 평가와 함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하 활성 단층을 포함한 내륙 및 해역의 단층 정보를 종합하고, 각 단층대별 응력 누적량을 파악하는 등 많은 기초 정보 구축이 절실하다. 또한 관련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우선 포항지역을 중심으로 파손된 건물을 복구하고, 내진 보강을 서둘러야겠다.
 
건물의 안전등급과 시설물 중요도에 따라 철저한 관리도 필요하다. 또한 지표 구성 물질에 따라 지진파 증폭도가 달라지므로 같은 종류의 건물이라도 해당 지역 지반 특성에 맞는 효율적인 내진보강이 필요하다.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기초 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지진 피해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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