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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상조 “암호화폐 거래소 위법 행위, 이달 내 시정 나설 것”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주목받는 정부 부처를 꼽으라면 공정거래위원회다. 공정위의 수장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여년간 시민사회에 몸담으며 ‘재벌 저격수’로 통했던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한 축인 공정경제 확립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김상조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김 위원장은 손사래 치며 ‘공정위 효과’라고 표현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있는 공정거래위원장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한 김 위원장은 특유의 달변으로 향후 공정위의 주요 정책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1조부터 다시 쓰고 싶다”라며 38년 된 낡은 공정거래법의 전면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네이버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엄중히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네이버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엄중히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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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본격적으로 재벌 개혁에 나섰다는 시각이 나온다.
“지배구조 개선은 대부분 주주총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주주총회가 끝나는 3월 이후 대기업 집단의 변화를 살펴보겠다. 올 상반기 중에는 일감 몰아주기 제재와 공익법인 조사, 지주회사 수익 구조 조사 등을 하겠다. 이후 법무부의 상법 개정, 금융위원회의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구축 등 다른 부처 소관 제도의 진행 상황을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해 하반기에 법 제도 개선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
 
대기업의 자발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변화가 눈에 띄나.
“재벌 개혁을 몰아붙이지 않고, 기업의 변화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진행했다. 취임 8개월이 됐는데 10개 이상의 대기업 그룹들이 여러 가지 의미의 자발적인 제도 변화를 했다. 이렇게 가는 게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재벌개혁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의 독과점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된다.
“네이버는 좋은 기업이다. 다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외국 사업자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외국 플랫폼 사업자는 훨씬 강력한 네트워크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한다. 그러면서도 미래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나.
“공정위는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법 위반이라는 판단이 서면 조사와 제재를 할 것이다. 네이버가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민원이 많이 제기됐다. 이런 측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 조처를 할 것이다. 지난달에 네이버에 대해 현장조사를 약 일주일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입수한 증거를 엄중히 분석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 2016년 8월 “네이버가 네이버 쇼핑에서 자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우선 결제토록 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라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에 네이버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암호 화폐가 ‘뜨거운 감자’다. 공정위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현장 조사를 했다.
“전자상거래법상 사업자가 통신판매업자로 신고하면 공정위가 다 받아주게 돼 있다. 그러다 보니 오해가 생긴다. 암호화폐 거래소 홈페이지를 보면 공정위의 전자상거래상 통신판매업자로 등록이 돼 있다. 공정위가 마치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암호 화폐 거래소의 법 위반 행위가 발견됐나.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13개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 이를 통해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 신고가 적정한지, 통신판매업 신고가 국민의 오인을 유발하기 위한 건 아닌지 등을 검토해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또 출금 제한 규정, 면책 규정 등 암호화폐 거래소의 약관이 소비자에 불리하지 않은 지에 대한 약관법 위반 여부를 검토했고, 역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필요하면 이달 말까지 시정조치를 할 계획이다.”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강조했다.
“일감 몰아주기는 한국 기업의 심각한 문제다. 부와 경영권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편법 승계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주로 하는 서비스업, 물류 등의 분야에서 주로 이뤄진다. 경제활동의 생태계를 망친다. 최근에 하이트진로를 제재한 것처럼 매우 중요한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함으로써 ‘일감 몰아주기가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주는 게 목표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여러 부처의 수단을 체계적으로 종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강화해 불법 행위의 유인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들의 소송권을 강화할 수도 있다. 공정거래법뿐 아니라 세법과 상법이라는 수단을 종합해 관련 정책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에 판단을 내리겠다.”
 
전속고발권을 일부 폐지했다. 중소기업 피해와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간 공정위는 고발권뿐 아니라 집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독점했다. 공정위가 조사하지 않으면 피해자는 다른 항변권이 없다. 경쟁법 집행에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다만 전속고발권 폐지를 검토하면서 중소기업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최대한 중소기업 피해 가능성이 크지 않은 대규모 유통업법, 가맹사업법, 하도급법 등의 분야에 대해 먼저 폐지 방침을 정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의지를 밝혔다. 개편 이유는.
“공정거래법 1조부터 다시 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이래 27차례 부분 수정을 거치다 보니 법의 체계성이 깨졌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20세기 후반부의 산물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4차산업 혁명과 같은 변화된 경제여건과 현상을 규율하기에 한계가 있다. 공정위의 구성과 역할부터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및 담합 규제 등 경쟁법 고유 영역에 대한 법 조항을 개편할 생각이다. 한국의 특수 상황인 재벌 규제, 경제력 집중 억제 부분에 대해서도 재검토한다. 현행법의 큰 약점 중 하나는 조사절차의 투명성, 피심인의 권익 보호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겠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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