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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서랍

서랍                
-박연준(1980~ )  
 
시아침 2/19

시아침 2/19

사랑하는 사람아
얼굴을 내밀어보렴
수면 위로
수면 위로
 
네가
 
떠오른다면
 
나는 가끔 눕고 싶은 등대가 된다
 
 
난바다의 선원들이 등대를 볼 수 있는 것은 등대가 불을 켜고 그들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깊은 물가에 등대처럼 서서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다. 그러나 그 사람은 물 밑에 있다. 내가 찾지 못하므로 그 또한 날 보지 못하리라. 이런 때, 시는 기도에 가까워진다. 행간은 밤바다처럼 멀고 말은 힘겹고 더디게 이어진다. 기도로도 수면 아래의 사람을 불러내지 못한다고 말해선 안 될 것 같다. 기도는 그가 떠오를 때까지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눕고 싶은 마음이 뜬눈으로 서 있다. 이렇게 깊은 서랍을 본 적이 없다. 
 
<이영광 시인 ·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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